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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데스크] 지방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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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서울 관악구청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28.3%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5위다.

    전체 예산 2050여억원 중 지방세 등을 통해 자체 해결할 수 있는 게 580여억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중앙정부나 서울시에 손을 벌려 메워야 한다.

    구청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라는 얘기다.

    #2.관악구 의원의 내년도 의정비는 5300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의원들 스스로 올해 3219만원보다 65% 올린 것이다.

    소위 '부자구청'이라는 강남구(4236만원)보다도 많다.

    의원 22명에게 총12억원가량 지급된다.

    의정비 부담은 전액 구민들의 몫이다.

    #3.관악구 관내에는 1만명에 가까운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있다.

    전체 구민 53만여명의 2%가량에 해당된다.

    다른 구청에 비해 꽤 높은 편이다.

    이들은 1인 가구 기준으로 월 37만원의 보조금에 기대어 산다.

    지난해 35만원보다 5%가량 올랐다.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의 각급 지자체가 지난달 31일 내년도 의원 의정비를 확정했다.

    관악구청뿐만 아니라 대부분 구 의회가 의원연봉을 32∼88% 인상했다.

    일부 군 의회는 100% 가까이 올렸다.

    이런 식이라면 억대 연봉도 시간문제다.

    인상률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다보니 대다수 국민들은 할 말을 잃고 있다.

    심지어 10월31일을 지방의회 '폭거의날'로 부른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시작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의회가 담합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연봉인상보다 더 큰 문제는 과연 이들 의원이 밥값은 제대로 하고 있느냐다.

    관악구 내 시민단체인 '관악참여예산네트워크'에 따르면 관악구 의회 회기는 연간 100일이다.

    이중 토ㆍ일요일 등 공휴일을 빼면 실제 70여일에 불과하다.

    의원의 기본업무인 조례 발의 건수를 보면 더욱 한심하다.

    관악구 의회는 2006년,2007년 총21건의 조례를 발의했다.

    의회업무 관련 조례를 제외한 민생분야는 그 절반인 10건이다.

    의원 22명으로 나눠보면 한 명당 평균 0.45건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비단 관악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지방의회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강동구와 금천구의 경우 실질 조례통과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다.

    조례 발의 건수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의원 중 상당수가 '투잡족'이라는 것과 무관치 않다.

    전국 1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가 지난해 6월부터 5개월간 전국 11개 광역단체 의원 534명을 대상으로 겸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56.6%인 301명이 의원직 외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이러다 보니 본업이어야 할 의원활동은 아예 뒷전일 수밖에 없다.

    회기 때만 잠깐 얼굴을 내비치고도 수천만원의 연봉을 덤으로 챙기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시해야 할 경북 예천군의 사례가 오히려 이상해 보인다.

    예천군은 의정활동비를 동결했다.

    2300여만원으로 전국 꼴찌다.

    김시호 예천군 의정비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 주민 90% 이상이 동결에 찬성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농민과 소상공인들이 경기침체로 신음하고 있는데 2300여만원도 큰 돈"이라고 말했다.

    남시우 예천군의회 의장도 "여론이 그렇다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김수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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