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난독증에 시달린 고교 중퇴생,스물 한 살에 사업을 시작해 항공ㆍ모바일ㆍ인터넷 등 문어발식 확장으로 30여개국에 200여개의 회사를 보유한 CEO,목숨을 걸고 열기구로 대륙간 횡단에 도전하는 괴짜….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을 수식하는 말은 끝이 없다.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리처드 브랜슨 지음,이장우 외 옮김,리더스북)는 열여섯살에 학업을 포기하고 험난한 창업의 길에 뛰어들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그가 직접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다.

앞 부분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교훈,뒷부분에서는 '사업' 얘기를 집중적으로 들려준다.

그가 비행기 한 대로 항공사업을 시작할 때 주위에서는 엄청나게 반대했다.

세계적인 브리티시항공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승산도 없어보였다.

그러나 그는 탁월한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

일등석을 없애고 중간요금대를 신설하면서 서비스는 일등석 수준으로 제공한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영화ㆍ게임은 물론이고 목욕ㆍ미용까지 서비스했다.

감동한 승객들은 버진의 홍보 전도사가 됐고 버진항공은 영국 제2의 항공사로 급성장했다.

그는 또 브랜드의 중요성을 아는 경영자였다.

'브랜슨은 이미지의 마법사,버진은 롤스로이스 이래 영국 최고의 브랜드'(타임)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그는 도전ㆍ모험 등의 경험주의 철학을 기업 브랜드에 접목시켰다.

버진콜라를 출시할 때 '미국의 상징인 코카콜라를 누르겠다'며 뉴욕 한복판에서 탱크로 코카콜라 간판에 대포를 쏜 이벤트는 유명하다.

일본에서 캐나다까지 열기구를 타고 가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최고 강점으로 '도전정신'과 '창조적 열정'을 든다.

그것은 곧 "즐겁지 않은 것은 의미가 없다"는 그의 경영철학과 직결된다.

그는 일과 인생 모두에서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며 직원들에게도 '즐거움'을 가장 강조한다.

이는 리처드 브랜슨과 버진 그룹의 탁월한 브랜딩 전략을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320쪽,1만3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