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정에 나선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첫날부터 선두권에 오르며 4년만의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최경주는 8일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골프장(파72.7천199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겸 아시아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때려 공동4위에 올랐다.

나란히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공동선두에 나선 니클라스 파스트(스웨덴)와 케빈 스태들러(미국.이상 64타)와 4타차지만 남은 사흘 동안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격차.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9위에 그쳤던 최경주는 2003년 린데 저먼 마스터스 이후 4년만에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 정상과 중국 대회 첫 우승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까다로운 파3홀인 12번홀에서 그린을 놓친 뒤 1.2m 파퍼트를 놓쳤을 뿐 버디 5개를 골라낸 등 경기 내용도 빼어났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불러 모은 특급 대회답게 첫날부터 선두권은 강호들로 채워져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비제이 싱(피지)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뿜어내며 3위에 올랐고 US오픈을 제패한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 메이저 챔피언 두명, 그리고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도 최경주와 함께 68타를 쳐 공동4위를 달렸다.

세계랭킹 20위에 올라 있는 파스트는 2번홀(파5) 이글과 7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별들의 전쟁'에서 깜짝 선두에 나섰고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간신히 투어 카드를 지킨 스태들러는 두차례나 3개홀 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버디 9개를 몰아쳐 눈길을 끌었다.

스태들러는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는 등 화려한 현역 생활을 마치고 시니어투어에서 뛰고 있는 '해마' 크레이그 스태들러의 아들로 더 유명하다.

대회 2연패의 도전하는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의 발걸음은 가볍지 못했다.

양용은은 버디 4개를 뽑아냈지만 보기 3개를 곁들이며 1언더파 71타를 쳐 중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양용은은 지난해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로 제자리 걸음을 걷고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전력이 있어 타이틀 방어 가능성은 살아 있는 셈.

세계 무대에서 위상을 가늠해보려는 '수퍼루키' 김경태(21.신한은행)도 1언더파 71타를 치며 한국프로골프 상금왕의 위신을 어느 정도 세웠다.

버디 4개에 보기 3개를 적어낸 김경태는 파5홀 4곳에서 모두 파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싱가포르오픈에서 컷 탈락하는 망신을 당했던 세계랭킹 4위 어니 엘스(남아공)는 3오버파 75타로 하위권으로 추락, 또 한번 체면을 구겼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