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에 이어 최악의 우승 흉작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리언 시스터스'가 시즌 막바지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한국 선수 12명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부터 나흘 동안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장(파72.6천253야드)에서 열리는 미첼컴퍼니LPGA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이 대회를 마치면 LPGA투어는 32명만 추려 '서바이벌 게임' 방식으로 우승 상금 100만달러를 다투는 ADT챔피언십을 끝으로 시즌을 폐막한다.

순수한 스트로크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는 이 대회만 남았고 2002년 2승 이후 가장 적은 우승컵을 챙기는데 그친 한국 선수들에게 남은 우승 기회가 두 번 뿐이다.

1, 2라운드 36홀 경기에서 16명만 3라운드에 진출하고 3라운드에서 다시 절반인 8명을 탈락시켜 '최후의 8인'이 4라운드 18홀 성적으로 우승자를 뽑는 별난 방식의 ADT챔피언십이 워낙 변수가 많아 실력껏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는 대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다.

미첼컴퍼니 LPGA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최근 4년 동안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들만 나올 수 있다.

다른 대회와 달리 출전 선수의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올해 고작 4승을 수확하는데 그친데다 하반기 들어 힘이 부치는 기색이 역력한 '코리언 시스터스'가 '왕중왕전'이나 다름없는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둬들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출전 선수는 38명 뿐이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가 한 두명이 아니다.

시즌 7승을 쓸어담으며 최강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새로운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가장 부담스럽다.

작년 이 대회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오초아는 삼성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2개 대회를 쉬어 그렇지 않아도 강인한 체력에 여유가 더해졌다.

오초아의 강력한 대항마로 등장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넘기 힘든 벽이다.

지난 달 4개 대회에서 3승을 챙겨 오초아의 독주에 급제동을 건 페테르센도 1개 대회를 건너뛰며 '왕중왕전'을 대비했다.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셀, 나탈리 걸비스 등 '아메리칸 삼총사'의 패기와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줄리 잉스터(미국) 등의 노련미도 한국 선수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하지만 출전 선수의 30%에 이르는 '코리언 시스터스'는 마지막 기회를 허망하게 놓치지 않을 태세이다.

이 대회에서 유일한 2연패(2001-2002년)를 달성한 박세리(30.CJ)와 꾸준한 기량을 선보이는 김미현(30.KTF) 쌍두마차에 최근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희원(28.휠라코리아)이 가세한다.

이선화(21.CJ)와 2005년 우승자 김초롱(23), 장정(27.기업은행)도 시즌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이 대회 정상을 두드린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