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P안착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10월의 마지막날을 고점으로 국내 증시는 사흘 연속 하락하면서 2000선을 연일 테스트하고 있다.

최근 조정의 원인은 프로그램 매물과 고유가, 원화강세 등의 변수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해외증시의 불안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규모 금융회사들의 추가부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미국발 악재가 부활한 데다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직접투자 허용안도 보류된 것.

여기다 주가지수가 고점 부근에 도달할 때 높아지는 환매 압력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2000P선 안착을 위한 적응기간일 뿐 매도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는 의견을 잇따라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국내증시의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2000P선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한 만큼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대응에 나설 것을 권했다.

◇2000P선..적응中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6일 "현재의 펀더멘털에서 1950~2000P정도를 코스피의 균형가격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현 국면은 균형가격에 대한 적응기간"이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오랜 만성적 저평가에서 벗어나 드디어 적정가격으로 올라서는 데 따른 불가피한 진통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2000선을 넘길 때마다 자금이 유출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것은 국내투자자의 컨센서스 상단이 2000선이기 때문이라고 보기보다는 투자심리의 자연스런 반영과정"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증시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상반기처럼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기조적인 추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옵션만기를 앞두고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

2000P안착을 위한 변동성 장세가 재차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해외발 변수로 단기 조정 가능성도 커짐에 따라 종목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증시가 2000선에 안착하기에는 쉽지 않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지만 현 시점이 매도를 주장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가지수가 정체될 경우에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고 상승종목도 제한적인 장세를 형성하게 된다"며 "단기적으로 외풍에 따라 국내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제동이 걸리기 쉬운 상황인만큼 전략적인 측면에서 투자대상의 압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임 염구원은 "상당기간은 2000P을 두고 혹은 2000P안착을 위해 적잖은 부침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 4분기에서 내년 1분기까지 업황개선이 기대되는 미디어, 제지 및 목재, 건설, 자동차, 운송 등에 대한 점진적인 비중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시기적으로 고배당관련주, 일부 재료주(12월 미 와이브로 첫서비스 실시, 대선 등)에 대한 관심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최근 IT주요제품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조심스런 접근도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