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이 크게 부진했던 휴대전화가 최근 가격 급락에 직면한 반도체를 대신해 정보통신 분야의 '수출 효자'로 떠올랐다.

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10월 휴대전화 수출액은 22억8천4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50%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월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은 3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3.1% 감소하며 9월(-1.6%)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10월 휴대전화 수출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데는 유럽지역에 5백만 화소 카메라와 터치스크린 등 고급사양을 장착한 고가 신제품 출시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유럽의 통신방식인 GSM 방식 사업자들이 국산 제품을 전력 모델로 채택하고 높은 보조금을 지급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거의 없다는 점이 시장 확대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별 10월 수출 증가율은 영국(2억3천만 달러)이 203.4%를 기록한 것을 비롯, ▲프랑스(1억9천만 달러) 52.1% ▲러시아(1억 달러) 1천82.8% ▲헝가리(9천만 달러) 797.6% 등이었다.

유럽시장의 호조로 국내 업체들의 수출지역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지난 2000년 연간 휴대전화 수출액 가운데 미국시장의 비중이 43.6%였던 반면, 유럽은 16.5%로 미국의 비중이 두 배를 훨씬 웃돌았으나 이 비중은 지난해 23.0%(미국) 대 41.9%(유럽)로 완전히 역전됐고 올해 들어 10월까지는 26.5%(미국) 대 45.5%(유럽)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산자부는 "국내 업체들이 최대 GSM시장인 유럽을 북미시장을 대체할 안정적 수요처로 확보하면서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형성했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