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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31일자) 통신업계 로열티 질곡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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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사가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로열티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 이통사들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사용하는 대가로 막대한 로열티를 미국의 컬컴사에 지불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퀄컴사가 무선인터넷 플랫폼까지 장악(掌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위피라는 국산플랫폼 표준을 만들고 그 사용을 기업들에 의무화했지만 그 표준속에는 썬의 소위 자바기술이 포함되어 있었다.

    썬은 바로 이런 상황을 이용해 로열티를 더 올려달라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마치 여우를 피하려다가 호랑이를 만난 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례는 여러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한꺼풀만 벗기고 들어가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원천기술이 부족한 탓이다.

    때문에 무엇 하나 상용화하려고 보면 외국의 원천기술을 피해나갈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원천기술 확보가 왜 절실한 문제인지를 이번 사례는 잘 보여주고 있다.

    교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원천기술 개발이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닌데다 한 나라, 한 기업이 모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고 보면 밖의 기술을 불가피하게 활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좋은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을 우리가 제대로 구사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사례를 보면 정부가 나서서 표준을 정하고 그 사용을 의무화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기업들로 하여금 기술료 협상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꼴이 되고 말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표준을 시장경쟁에 맡기거나 정부가 표준을 정하더라도 이의 채택 여부를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더라면 사정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란 얘기다.

    업계에서 지금이라도 위피 도입을 사업자 자율에 맡기는 등 대안(代案) 모색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교훈삼아 표준정책을 시장지향적 관점에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썬과 직접 계약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이통사가 썬과 계약하면서 불리해진 점도 있는 만큼 계약방식도 다시 따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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