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국내 단독 공연으로 잡음 씻어내

지구 이미지로 형상화한 대구월드컵경기장. 이날 '작은 지구'는 '정지훈'을 외치는 2만5천여 관객의 함성으로 들썩거렸다.

미국과 캐나다 공연 취소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비(본명 정지훈ㆍ25)는 10개월 만에 국내 단독 공연을 펼치며 그간의 잡음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비는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기념 초청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월드투어 '레인스 커밍(Rain's Coming)'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비는 "대구는 데뷔 때부터 인연이 많은 도시"라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축하하는 공연이어서 더욱 기쁘다.

대구 시민이 이 대회를 잘 치러낸다면 세계적으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머리 뒤를 묶은 '꽁지 머리'를 하고 깜짝 등장한 비는 이날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몸을 사리지 않고 땀을 흘리며 넓은 무대를 휘젓는 모습에 팬들은 "어떡해. 너무 멋있어"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상의를 모두 벗은 채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난'을 열창했고, 탱고로 편곡한 '나쁜 남자'를 부르며 여성 파트너와 절도 있는 탱고 춤을 선보였다.

록 버전으로 '안녕이란 말 대신'을 부를 땐 붉은 깃발을 든 군무가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비가 단단한 근육질의 상반신 알몸을 공개하자 남자 팬들까지 '와~ 와!'를 연방 외쳤고, 선글라스를 벗고 살짝 보여준 미소에 여자 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외쳤다.

이날 무대는 비의 건재함을 입증한 자리였다.

그간 월드투어,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 레이서' 촬영 등으로 국내 활동이 부진했던 탓. 또 11월이면 미국으로 건너가 영어 등을 익히며 현지 진출을 준비한다.

"제가 열심히 하는 이유는 여러분 때문입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준비합니다.

성공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많이 못 뵙게 되지만 마음은 늘 여기에 있습니다.

늘 응원해주세요."

공연이 끝났지만 '정지훈'이란 외침은 한동안 끊일 줄 몰랐다.

(대구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