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제대로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 지식을 가진 전문 프로듀서의 양성이 시급합니다.

문화와 경영을 접목시킬 수 있는 학문적 연구와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공동 대표)

인재포럼 마지막 날인 25일 스페셜 트랙(국경을 넘어선 HR)의 세션-3인 '문화.창조 산업에서의 인재 육성'에는 송승환 PMC프로덕션 공동 대표,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다니구치 하지메 AVEX 사장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 인사들과 크리스 빌튼 영국 워익대 교수가 참여했다.

퍼포먼스 '난타'의 성공으로 한국의 창의성을 전세계에 알린 송승환 대표는 우선 한국 문화.창조 산업의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을 열거했다.

우선 한국 사회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유교적 전통이 창의성 발휘에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 이복동생과의 섹스 등 한국인들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공연 아이디어들이 쏟아진다"며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사고의 틀을 좀더 자유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잔재로 자체 검열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가령 요 몇년간 한국영화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스크린에서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욕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요인이라는 것. 그는 "대학에서의 교육 역시 학자나 이론가들이 하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문화가 정식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경영과 문화의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은 엔터테이너 출신들이 프로듀서로서 스타들을 양산하고 있지만 좀더 체계적인 관리를 해줄 수 있는 경영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예산의 1% 수준인 정부 지원도 좀더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만 회장도 문화.창조 업계의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예산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계를 보호하지 않은 정부 정책 때문에 한국의 음반 산업 자체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IT(정보기술) 발전만 너무 중요시하면서 음원의 불법 다운로드를 막는 장치가 미흡했다"며 "코스닥 등록업체 가운데서도 음반 사업을 하는 업체는 이제 SM엔터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SM엔터는 창의성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유망주들을 아주 어릴 적부터 발굴해 회사에서 직접 교육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일본의 최고 스타로 등극한 보아도 이 같은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것.그는 "미국의 할리우드가 전세계 엔터 업계를 이끄는 메카로 성장한 것처럼 한국이 최소한 아시아 지역의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인재 양성에 정부가 좀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니구치 사장은 AVEX의 다양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AVEX는 음반 회사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공연이나 영화 등도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에 성공했다.

현재 직원은 1500명으로 자신이 입사했던 13년 전의 80명에 비해 20배가량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AVEX는 'CPA(Creative Pocket Award)'라는 이름으로 6개월에 한 번씩 가장 창의적인 직원들에게 포상을 하고 있다.

엔터 회사 직원들은 당연히 창의성이 요구되지만 일상적인 수준 이상의 창의성을 보여주면 즉각 보상을 해준다.

직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1년에 한 번씩 전세계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명소로 단체 여행을 간다.

그는 "지난해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직원들이 함께 공연과 쇼를 관람하고 파티를 즐겼다"며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는 CPA상을 받아 100만엔(약 800만원)의 포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