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치의 급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세계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합동연차총회에서 제기됐다.

로드리고 라토 IMF 총재는 이날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달러가치 급락 가능성과 신용시장의 혼란상황이 지속될 위험은 여전하다면서 세계경제 성장이 2년 전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라토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불확실성의 시기'라면서 '기회의 시기'라고 표현했던 최근 2년여의 경제상황과 대비시켰다.

라토 총재는 "미 달러가치 급락이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상실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면서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유럽연합(EU) 유로화 등의 경우 가치 상승이 경제성장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런 환경 속에서 보호주의자들의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라토 총재는 "작년 IMF와 WB 합동연차 총회에서는 기회의 시기를 맞았다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불확실성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지난 몇 달간 우리는신용시장에서 지진을 겪고 살아남았지만 아직도 여진이 남아 있으며 신용시장 불안의 영향은 시일을 두고서 완전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달러화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43달러 안팎,엔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13엔 전후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특히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급락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싼 엔화를 팔아 고수익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급격히 청산되면서 엔화가치가 22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전주말(115.30엔)보다 2엔 이상 올랐다.

시장에선 아시아 증시가 계속 휘청거릴 경우 고금리 통화 가치가 연쇄 폭락하면서 엔캐리 자금이 급속히 청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경우 엔화가치는 달러당 110엔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규호 기자/연합뉴스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