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진입했다"..인플레 내년경기 압박

미국 경제에 갈수록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는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이 '체감 경기'를 근거로 '이미 침체가 시작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캐터필러와 3M, 하니웰 등 다양한 산업의 경기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이 같은 분석은 지난 몇달 사이 나온 진단 가운데 가장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하는 것이다.

종합 중장비 메이커인 캐터필러의 데이브 버릿 재무책임자(CFO)는 미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접근하거나 아예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침체 확률을 50대 50으로 본다"고 말했다.

캐터필러는 해외 부문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 실적을 월가 기대치보다 낮춰 잡은 상태다.

그는 미 국내 경기가 예상 외로 나쁘다면서 "트럭과 비금속 광업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캐터필러 CFO가 침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지난 몇년 사이 처음이다.

3M의 조지 버클리 최고경영자(CEO)도 "가까운 장래에 (미국) 주택시장이 낙관적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단기 매출 전망이 계속 어두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M은 최신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낫기는 했으나 해외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실적이 발표된 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레저 부문도 어둡게 나타났다.

오토바이 메이커 할리 데이비슨의 짐 지머 CEO는 "지금까지는 경기 둔화에 잘 대응해왔다"면서 그러나 "이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는 이미 일부 충격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리 데이비슨이 지난 19일 발표한 최신 분기 실적은 특히 미국 내수 부진에 타격받아 당초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종합 산업기기 메이커인 하니웰 역시 분기 실적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향후 전망이 어둡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원자재값 강세가 전 부문으로 확산되면서 타격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밝혔다.

헌팅턴 애셋 어드바이저스 관계자는 "인플레 복병이 또다시 고개를 들었다"면서 "이것이 제조업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내년 전망에 대한 어두운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특히 가격 쪽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