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모임으로 정신적 위로 얻어"

고시촌에 자리잡은 서울 신림동의 한 작은 교회가 올해 사법시험 2차 합격자 76명을 배출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아름다운 교회'(담임목사 인치승)는 법무부가 18일 발표한 사법고시 2차 합격자 1천8명 가운데 이 교회 신도 76명이 포함돼 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대(321명), 고려대(156명), 연세대(113명) 등 전통적인 강세를 보인 이른바 `SKY'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성균관대(74명)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셈이다.

특히 2004년 사시 합격자 19명을 낸 이 교회는 2005년 41명, 2006년 47명에 이어 올해에는 30명 가량 늘어난 인원을 배출해 3년만에 사시 합격자 신도 수를 4배로 불렸다.

지하 1층 600㎡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 목회자 5명과 신도 약 800명(고시 준비는 500명으로 추정)이 있는 작은 교회가 사시 합격자를 대거 배출한 비결은 교회가 줄 수 있는 정신적 위로 덕분.
교회 관계자는 "교회가 `고시촌'에 있다는 특성 때문에 고시 준비생들이 많다"며 "정신적으로 힘들고 황폐해지기 쉬운 고시생들이 소그룹 모임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용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시생들 사이에서 이 교회는 사시 합격을 위한 일종의 `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졸업 후 신림동에서 2년째 사법고시 공부를 하고 있는 김모(27.여)씨는 "`아름다운 교회'가 웬만한 로스쿨보다 낫다는 얘기도 있다"며 "다른 종교를 갖고있는 고시생이 시험을 앞두고 이곳을 찾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