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케이 최종 경쟁률 0.62대 1 … 3년만에 청약미달 발생

코스닥 공모 시장이 싸늘하게 얼어붙고 있다.

하반기 들어 공모가를 밑도는 새내기주들이 출현한 데 이어 급기야는 청약 미달 사태까지 일어났다.

지난 7월 풋백옵션(주가가 상장 후 1개월 동안 10% 이상 하락할 경우 주간사가 되사주는 제도) 폐지 후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됨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공모청약 미달로 인한 상장 실패 사례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약 미달,청약건수 턱걸이

19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모를 마친 이엘케이의 최종 청약경쟁률은 0.62 대 1에 그치며 청약이 미달됐다.

코스닥시장 일반공모 청약에서 미달 사례가 발생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며 2004년 8월 코아로직(0.84 대 1) 이후 3년여 만이다.

특히 이엘케이는 지난해 매출 381억원에 순이익 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우량한 실적을 냈음에도 미달 사태가 빚어져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간사인 한화증권은 남은 물량 18만6540주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이엘케이의 상장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공모를 마친 인쇄회로기판(PCB)업체 현우산업은 청약 건수 미달로 인해 하마터면 상장이 불발될 뻔한 아찔한 위기를 겪었다.

거래소는 소수 대주주만의 상장 이익 향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액주주 500인 이상의 주주분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우산업은 공모주 청약 마감 3시간 전까지도 청약 건수가 500건에 못미쳤다가 마감에 임박해 청약이 몰리면서 청약 건수 555건으로 간신히 상장요건을 통과했다.

◆풋백옵션 폐지가 주 요인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공모시장 냉각이 최근 새내기주의 잇단 급락으로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풋백옵션 폐지 이후 상장한 27개 코스닥 새내기주 가운데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웃도는 곳은 디지텍시스템스와 3노드디지탈 에스에너지 다믈멀티미디어 등 4개사 뿐이다.

공모주 정보제공업체인 피스탁의 김창욱 대표는 "풋백옵션 폐지 외에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 시행으로 기관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한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자율화된 점도 공모주 약세의 한 원인"이라며 "공모주를 7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 상장 초기 한꺼번에 물량을 쏟아내면서 공모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IPO담당자는 "상장 추진업체 측에서 되도록이면 공모가를 높게 잡아주길 희망하면서 증권사들이 IPO 건수를 많이 따내기 위해 공모가를 높이는 게 현실"이라며 "한번은 겪어야 할 상황이 왔다"고 털어놨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