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으로 중무장한 두산이 한화를 완파하고 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17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7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 김명제의 호투속에 득점 찬스를 확실하게 살리는 타선의 집중력을 보이며 6-0으로 승리했다.

파죽의 3연승을 거둔 두산은 2005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 진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SK와 7전4선승제로 우승을 다투게 됐다.

2005년 플레이오프의 완벽한 재판이었다.

당시 한화를 3승무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은 올해도 3차전에서 플레이오프를 마무리했으며 1,2,3차전 승리투수 역시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 김명제로 등판순서까지 똑같았다.

3차전 경기 내용도 앞선 1,2차전과 다를 바 없었다.

두산은 쉴새 없이 치고 달리는 `발야구'로 한화 배터리와 야수들의 혼을 빼놓았고 한화는 타선의 침묵속에 실책과 볼넷 남발, 폭투까지 저질러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잠실 원정경기에서 2연패를 당하고 대전으로 돌아온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을 선발로 투입해 배수의 진을 쳤지만 경기는 초반부터 꼬였다.

두산은 선두타자 이종욱과 2번 김현수가 연속안타를 치고 나간 뒤 3번 고영민의 빗맞은 타구가 한화 유격수 김민재의 키를 살짝 넘어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돼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홍성흔은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으나 김민재가 2루에 던진 송구가 낮자 베이스 커버를 들어왔던 한상훈이 뒤로 빠트리는 바람에 2점째를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은 1사 3루에서 안경현이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히는 순간 3루 주자 김동주가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어 3점째를 올리며 초반 주도권을 장악했다.

반면 한화는 선발 류현진이 2회초 첫 타자 채상병을 상대한 뒤 갑자기 왼팔의 근육통을 호소하며 세드릭 바워스와 교체돼 그라운드 분위기마저 완전히 두산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주춤하던 두산 방망이는 경기 후반 다시 달아올랐다.

두산은 3-0으로 앞서던 7회초 민병헌이 몸맞는 공, 이종욱은 번트안타로 출루한 뒤 김현수가 좌월 2루타를 터뜨려 1점을 보탰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세드릭이 폭투를 뿌려 5-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8회초 채상병과 민병헌의 연속안타로 1사 1,3루를 만든 뒤 이종욱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반면 한화는 1회 2사 1,2루, 4회 무사 1루, 7회 2사 2,3루, 8회 무사 2루 등의 득점 찬스에서 단 한 번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영패를 당했다.

두산 1번타자 이종욱은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11타수 6안타로 타율 0.545, 3타점, 7득점, 2도루로 발군의 활약을 펼쳐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정규리그에서 팀 최다도루를 기록했던 두산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무려 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공격의 활로를 뚫은 반면 한화는 3경기에서 병살타만 8개를 기록하며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 선발투수로 나선 김명제는 올시즌 4승7패, 평균자책점 5.05에 그쳤지만 이날 만큼은 6⅔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제3선발 역할을 100% 수행했다.

그러나 한화의 마지막 보루였던 류현진은 1⅓이닝동안 3안타와 볼넷 1개로 3실점(1자책)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올 시즌 최후의 결전인 SK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22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대전연합뉴스) 이동칠 이충원 노재현 기자 chil8811@yna.co.krchungwon@yna.co.kr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