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큰손 '캐피털그룹' 투자 전략] 1등株골라 2년이상 보유
국내에 진출한 최대 외국계펀드로 초대형 우량주만 골라 장기투자하기로 유명한 미국 캐피털그룹이 코스닥시장에서도 상당수 종목에 대해 지분 5% 이상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종목은 대부분 시장 내 1등 기업이며,한번 매수하면 최장 5년 보유하는 등 장기투자 원칙을 고수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캐피털그룹은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에프에이(지분율 6.50%),제이브이엠(12.64%),YBM시사닷컴(9.47%),씨디네트웍스(7.15%),태광(7.10%),평산(7.43%),현진소재(8.65%),에스에스씨피(8.50%),심텍(6.28%),네패스(7.88%) 등 10개 종목에 대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캐피털이 이들 종목의 매매 과정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첫째는 대부분 시장 내 선두 업체라는 점이다.

에스에프에이는 LCD(액정표시장치) 장비 분야 선두 기업이며,제이브이엠은 약제 자동화기기 1등 업체다.

YBM시사닷컴과 씨디네트웍스는 각각 온라인교육과 글로벌 콘텐츠서비스 분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태광 평산 현진소재는 조선 기자재 우량업체들이다.

두 번째는 장기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캐피털그룹은 이들 종목을 대부분 2005년부터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보유 기간으로 따지면 평균 2년이 넘는다.

심지어 심텍과 네패스는 매입 후 주가가 큰 폭 하락했음에도 불구,2년 가까이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2005년 4월 주당 2만원대 초반부터 매입하기 시작,올초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오다 주가가 6만원대까지 치솟자 3배 이상의 차익을 남기고 이달 초부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내재가치가 확연히 좋아지는 종목은 대세 상승 초기에 집중 매수,차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현진소재 평산 태광 등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현진소재의 경우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2006년 4월 한 달 만에 8.65%를 대량 취득,아직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당시보다 3.5배 가까이 뛰어 있다.

평산도 2006년 10월 한 달간 주당 2만원대 초반에 7.43%를 확보했으며,현재 3배 가까운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물론 실패 사례도 있다.

모아텍의 경우 2002년 초부터 주당 2만원대에 취득하기 시작,2006년 말까지 거의 5년간 꾸준히 지분을 늘려갔으나 주가가 올초 3000원대까지 빠지자 더 이상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해 처분했다.

기륭전자도 2005년 초 주당 7000원 선에 매입했으나 1년 뒤 업황이 꺾였다고 판단해 4000원 선에서 손절매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