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신정아야? 이제 그만 좀 하지.' 남북 정상회담으로 주춤했던 신정아-변양균 사건 수사에 다시 박차가 가해졌다.

그러나 시중의 반응이 예전같지 않다.

미모 큐레이터의 미국 명문대 학력 위조에 현 정부 실세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겹치면서 초반 흥행몰이는 성공적이었지만 물증 없는 의혹만 쏟아진 탓이다.

대법원 고위 간부조차도 "스캔들 수준의 사건을 언론이 너무 크게 떠벌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렇게 파고도 신씨를 구속하지 못한 검찰을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딴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단순히 중년 남자의 '애정행각' 정도로 치부하려 해서는 어느 모로 보나 도움이 안 된다.

무엇보다 청와대 넘버 3라는 정책실장이 기업에 압력을 가해 미술관에 후원토록 했다면 이는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니다.

연인을 위해 국고를 흥청망청 쓴 혐의는 국정 농단이라고 규정할 만하다.

변 전 실장의 특별교부세 지원 지시가 부당한 줄 뻔히 알면서도 장단을 맞춘 공무원 조직 또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공은 또다시 검찰로 넘어왔다.

실추된 자존심을 되찾을 기회다.

영장 기각 타령으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할 때가 아니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