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1,400년된 기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鄭 俊 石 <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jsjung88@kotef.or.kr >
독일이나 일본에는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꽤 많다.
특히 일본에는 200년이 넘은 기업이 3000여개나 되고,100년이 넘은 기업은 5만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공고구미(金剛組)란 건설회사는 무려 14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상술의 귀재라는 중국 화교들만 해도 가족을 중심으로 가업과 기술을 철저히 승계해 왔다. 반면 우리 선조들은 고려청자,이조백자,거북선 등 남다른 제조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후대에 전승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업 승계나 기술 전수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기술자들은 갖은 고난 끝에 기술을 개발했어도 부나 명예를 얻기가 쉽지 않았고,사회적으로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기술을 배우려는 인재도 많지 않았고,자식에게조차 물려주려 하지 않았으리라. 사농공상이란 오랜 신분 차별이 기술을 개발하고 계승하는 데 사회적으로 큰 제약이 되었던 것이다.
이 문제는 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고 대우나 보상도 충분치 않다. 개발한 기술에 대한 가치평가도 미흡하고 활용도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기술인들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문자화하려는 데 인색하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정보가 효율적으로 관리되거나 시장에서 크게 활용되지도 못하고 있다.
일본 상인들 속담 중에 '돈을 남기는 것은 하(下)이고,가게를 남기는 것은 중(中)이고,사람을 남기는 것은 상(上)'이란 말이 있다.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중국 제자백가서 중 '순자(荀子)' 부국(富國)편에도 '백가지 기술은 사람을 기르는 데 있다(百技所成 所以養人)'며 한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가업 승계시 상속세 완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이어갈 사람을 확보하는 문제다. 아무리 세금을 낮춰도 기업을 이끌어 갈 의지와 기술력 있는 인재가 없다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산업현장의 기술인력 양성을 주요 임무로 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각 분야에서 기술인재들이 잘 성장해 조그마한 기술이라도 잃어버리는 일 없이 적절한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계승되고,흩어진 기술도 이삭 줍듯이 모아져 100년 200년 가는 장수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는 일이다.
독일이나 일본에는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꽤 많다.
특히 일본에는 200년이 넘은 기업이 3000여개나 되고,100년이 넘은 기업은 5만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공고구미(金剛組)란 건설회사는 무려 14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상술의 귀재라는 중국 화교들만 해도 가족을 중심으로 가업과 기술을 철저히 승계해 왔다. 반면 우리 선조들은 고려청자,이조백자,거북선 등 남다른 제조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후대에 전승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가업 승계나 기술 전수 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기술자들은 갖은 고난 끝에 기술을 개발했어도 부나 명예를 얻기가 쉽지 않았고,사회적으로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기술을 배우려는 인재도 많지 않았고,자식에게조차 물려주려 하지 않았으리라. 사농공상이란 오랜 신분 차별이 기술을 개발하고 계승하는 데 사회적으로 큰 제약이 되었던 것이다.
이 문제는 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의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낮고 대우나 보상도 충분치 않다. 개발한 기술에 대한 가치평가도 미흡하고 활용도도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기술인들도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거나 문자화하려는 데 인색하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정보가 효율적으로 관리되거나 시장에서 크게 활용되지도 못하고 있다.
일본 상인들 속담 중에 '돈을 남기는 것은 하(下)이고,가게를 남기는 것은 중(中)이고,사람을 남기는 것은 상(上)'이란 말이 있다.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중국 제자백가서 중 '순자(荀子)' 부국(富國)편에도 '백가지 기술은 사람을 기르는 데 있다(百技所成 所以養人)'며 한 나라가 부강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가업 승계시 상속세 완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이어갈 사람을 확보하는 문제다. 아무리 세금을 낮춰도 기업을 이끌어 갈 의지와 기술력 있는 인재가 없다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산업현장의 기술인력 양성을 주요 임무로 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각 분야에서 기술인재들이 잘 성장해 조그마한 기술이라도 잃어버리는 일 없이 적절한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계승되고,흩어진 기술도 이삭 줍듯이 모아져 100년 200년 가는 장수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