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나오는 금'이라고까지 불리는 콩의 원산지는 만주의 남부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옛 고구려의 땅이기도 한 이곳에서 생산된 콩은 고구려의 주요 수출품이었다고 한다.

두만강(豆滿江)이 투먼에서 유래된 여진어의 음차이긴 하지만,'콩이 가득한 강'이라는 뜻의 '두만'이라 표기한 것은 강 주변에서 콩이 대량으로 생산됐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콩 재배의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고서인 환단고기에는 3600여년 전 요동반도 근처에서 콩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콩을 우리 고유의 곡식으로 보는 견해는 당시 이 지역이 고조선의 영토여서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콩 문화권의 중심이었던 까닭에 특히 콩을 이용한 음식물이 다양하다.

된장,간장,청국장,콩기름,콩비지,두부 등 세기도 힘들 정도다.

일찍이 콩을 발효음식으로 발전시키고,콩으로 싹을 틔워 콩나물을 만들어 먹는 것은 우리나라뿐이다.

콩의 진가는 오히려 서양에서 인정을 받았다.

콩속에 들어 있는 영양분을 분석한 결과,콩이 암예방과 심혈관계에 탁월한 식품으로 증명된 것이다.

콩나물을 야만식품이라고 비아냥대던 그들이 뒤늦게 콩을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인정한 셈인데,'신데렐라 작물'이라는 애칭은 이래서 붙었다.

콩이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있지만,최근 원광대학교 보건연구팀은 '장수지표'를 산출하면서 이를 또다시 확인했다.

100세 이상의 인구가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곳은 전남 함평과 구례였는데,공교롭게도 이 지역은 콩마을이었다는 것이다.

콩이 우리 생활과 밀접했다는 것은 "마음이 콩밭에만 있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겠다" "콩밭에 간수 치겠다"는 등의 숱한 속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산 토종콩은 급격히 줄어가고 있다.

미국이 우리 콩을 들여다 새로운 유전자 형의 콩을 개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어쨌든 우리 모두 콩을 즐기면서 알콩달콩 오래도록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