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을 모두 정리한 채 10년 가까이 숨죽이며 재기의 기회를 찾던 아남전자가 다시 성장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신규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

아남전자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선 다변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의료기기 부품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아남전자는 이를 위해 관계사인 아남인스트루먼트의 의료기기 부품 사업권을 103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아남전자는 의료기기 제품을 현재 오디오를 제조하는 중국 동관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진출하는 사업은 투약용 지능형 전원제어시스템으로 세계 시장 규모가 28억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6%씩 성장하고 있는 유망 분야"라고 설명했다.

투약용 지능형 전원제어시스템이란 환자에 대한 약물 주입량을 자동으로 제어해 주는 장치로 의료기기 자동화에 핵심이 되는 시스템이다.

아남인스트루먼트가 2004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생산시설이 없어 적기 납품과 해외 영업망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신수종 사업을 찾고 있던 아남전자에 사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아남전자는 이 사업으로 내년에 9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 영업망 구축이 완료되면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