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으로 인한 남북한 이산! 분리장벽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의 이산!

팔레스타인은 총성과 폭격이 난무하는 분쟁지역으로, 우리와 같은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2002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 곳곳에 분리장벽을 건설하면서 10분 거리에 있는 가족조차 마주할 수 없는 ‘생이별의 이산가족’을 속출하게 만들었다.

거대한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통제하고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MBC스페셜에서는 하마스의 총선 승리 이후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지금, 이스라엘의 분리장벽으로 인해 전쟁보다 더 참혹한 일상을 보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집중 조명해본다.

분리와 차별의 재앙, 장벽

2002년 건설을 시작한 분리장벽은 현재 거의 완공되었다.

서안지구를 둘러싼 높이 10m, 길이 700km의 거대한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

분리장벽에 가로 막혀 장벽 앞에서 아이를 낳고, 아들이 죽는 것도 모자라 가족과 헤어져야하는 아픔까지도 일상이 되어 버린 삶...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을 분리하는 장벽이 생기면서 예루살렘에서 추방된 팔레스타인인은 6만 여명 정도다.

쌍둥이 아빠, 파예즈(65세).

그 역시 분리장벽 건설과 함께 예루살렘에서 쫓겨나고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출신이라는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분리장벽은 그에게 ‘아빠’라는 이름을 무력화시켰다.

분리장벽에 가로막혀 4년 동안 한 번도 아이들을 볼 수 없었고, 아빠로서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었던 것.

분리장벽이 건설되면서 예루살렘에서 추방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일순간에 가족과 분리되었고, 절단된 삶을 살게 됐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는 다른 색의 신분증이 발급되어 일상의 모든 순간에 구별되며 통제받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닥친 또 하나의 재앙, 분리장벽.

모든 것이 절단되고 모든 것이 금지된 그들의 삶에 희망은 남아있을까.

2007년 현장보고! 세계 최대의 감옥, 가자(Gaza strip)의 두터운 벽을 뚫다

이스라엘에 의해 출입구가 모두 막혀 세계 최대의 감옥이라 불리는 가자지구.

이스라엘의 허가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곳이다.

또한 작년 3월 KBS 용태영 기자가 납치되었던 곳으로 명성이 높아 그 이후로 누구도 들어가려 하지 않았던 곳이다.

취재진은 용태영 기자 납치 이후 가자지구에 들어가 막히고 차단된 가자의 실상을 밀착 취재했다.

가자지구에 들어간 다음날부터 남부지역 칸유니스에서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생지옥의 현장이 펼쳐진다.

불도저가 순식간에 밭을 밀어버리고, 탱크와 아파치 헬기의 습격으로 살던 집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폐허가 된 참담한 현장.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강경책을 쓰는 이유는 지난 해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대이스라엘 강경투쟁 노선을 견지해 온 하마스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하마스의 권력 장악을 경계하는 파타와 이스라엘, 거기에 미국이 가세하여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원조를 끊고, 모든 통로를 봉쇄했다.

거기에 수시로 퍼붓는 총격과 포탄의 공격에 가자지구는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한국의 남북분단 현실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이곳은 같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두 동강이 나있다.

게다가 양쪽을 오가려면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의 까다로운 심사와 허가가 있어야만 하기에 이스라엘 자체가 그들을 차단하는 거대한 장벽인 셈이다.

생존이냐, 이산의 아픔이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신 왈리드(47세).

그는 열악한 가자지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서안지구로 왔다.

생계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부모님과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딸 아야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됐다.

2000년 2차 인티파다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가 악화되고 분리장벽이 건설되면서 가족이 있는 고향 가자로 갈 수도, 가족을 오게 할 수도 없는 현실.

그는 일곱 살 된 딸 아야의 얼굴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취재진이 현지에서 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가자지구 출신 이산가족만 2만 7천 명, 파악되지 않은 이산가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분리장벽으로 인한 ‘생존의 위협’과 ‘이산의 아픔’은 필연적으로 짊어질 수밖에 없는 짐이다.

그들의 땅에 갇혀 쉴 새 없이 총격과 탱크의 공격을 받고 사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

가자지구를 떠나온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늘도 가자의 안위를 걱정하고, 남겨두고 온 가족의 안부를 묻지만 언제나 가자는 대답이 없다.

가자지구를 떠나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에 사는 그들의 가족에게 전하는 수많은 메시지는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