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곳 신탁업 허가 추진 중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증권업계 내 '퇴직연금' 확보 경쟁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 등 9개 증권사들이 2005년 말부터 시작된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일찌감치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신탁업 허가를 받아 시장 선점에 나선 데 이어 올해 하나대투증권과 교보증권도 신탁업 허가를 받았다.

또 최근에는 한화증권과 NH투자증권도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신탁업 본인가를 준비 중이다.

이들 증권사까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신탁업 취급 허가를 받으면 총 13개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취급이 가능해진다.

신탁업에 진출하려면 영업용순자본비율 200% 이상, 자기자본 2천50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 신영증권과 브릿지증권은 신탁업을 허가받지는 않았으나 퇴직연금 대상자를 상대로 운용관리업무(자문업무)만 하고 있다.

그러나 7월 말 현재까지 증권업계에 가입된 퇴직연금 규모는 1천322억원으로 전체(1조4천764억원)의 10%에도 못 미친다.

또 증권사별 규모도 △삼성증권(284억원) △미래에셋증권(239억원) △대우증권(202억원) △굿모닝신한증권(175억원) △한국투자증권(172억원) 등만 100억~2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 우리.현대.동양.대신증권 등은 100억원 미만에 불과하다.

근로자가 펀드나 예금 등의 가입 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주식 편입 비율이 40% 미만인 안정형펀드와 예.적금 투자만 가능하다.

반면 확정급여형(DB)은 퇴직 때 받아갈 급여가 사전에 확정돼 있어 근로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운용 측면에선 주식 편입비율이 70%를 초과하는 성장 주식형펀드와 주식 직접 투자 등의 공격적인 위험자산 투자의 길이 열려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 규모면에선 증권사는 은행과 보험권에 비해 한층 뒤쳐져 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증시활황 등으로 타권역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증권사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근로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퇴직연금의 상당부분이 증권사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이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하는 2010년부터는 증권업계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괸계자는 또 "자산운용사들 중에선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곳은 아직 없지만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운용사들의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증권사 퇴직연금 가입 현황
(단위:억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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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명 │적립금액 │가입자수 │
├──────┼───────┼────────┤
│삼성 │284 │5,491 │
├──────┼───────┼────────┤
│미래 │239 │5,201 │
├──────┼───────┼────────┤
│대우 │203 │16,298 │
├──────┼───────┼────────┤
│굿모닝 │176 │4,205 │
├──────┼───────┼────────┤
│한국투자 │172 │5,388 │
├──────┼───────┼────────┤
│우리투자 │69 │1,943 │
├──────┼───────┼────────┤
│동양 │53 │2,184 │
├──────┼───────┼────────┤
│현대 │40 │977 │
├──────┼───────┼────────┤
│대신 │35 │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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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33 │4,8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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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