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젊은 남녀의 이상형인 유명 광고모델이 등장하는 차음료 광고는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라는 브랜드로 건강과 다이어트라는 두 가지 선물을 주려 한다.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단순히 미각을 통해서만 맛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감촉 향기 모양 등으로 그들의 오감(五感)을 자극한다.

또한 마법에 가까운 브랜드 리뉴얼 사례로 손꼽히는 '참이슬'은 '진로'라는 오래된 상표를 바꾼 것이다.

고감도의 감성을 브랜드에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

할리데이비슨의 모터사이클 역시 성능보다도 그 특유의 묵직한 스타일과 매력적인 저음의 엔진 소리로 마니아들을 유혹한다.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어내려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감성소통,즉 진정으로 그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어야 비로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수출과 내수소비,서비스업 활동 등 실물경기 전반에 강한 상승 탄력이 붙고 있지만,대다수 중소기업은 아직 경기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불투명한 경기 속에서도 최고의 기술과 마케팅 전략 등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상품을 개발한 기업은 시장에서 확실한 지위를 선점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수많은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 신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와 맞아 떨어지면 이른바 '히트상품'의 대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는 히트상품이 곧 소비자의 인식과 관념 속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히트상품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는 새롭고 획기적인 상품이어야만 제대로 된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특성을 읽고 트렌드를 예측하고 맞춰나가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더라도 소비자의 요구와 동떨어진 제품이라면 성공할 수 없다.

히트상품은 한 번 뜨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단 조명세례를 받고 나면 장수품목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히트상품을 내놓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결국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서비스만이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고,바로 이 경쟁력이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충족시켜주는 주요인이 된다.

올 한 해 국내시장에서의 최대 이슈는 '감성경영'을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은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펀(fun)' '웰빙' '환경' '사회공헌'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였다.

하나의 기업 브랜드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이성적인 판단과 논리적인 평판에만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의 감성에 접근함으로써 실리적인 시장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서적 마케팅은 바로 감성경영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품질,가격,기술 등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는 '비교 경쟁력'이 경제전쟁의 핵심 요소였다면 앞으로는 '디자인,브랜드' 등 사람들의 감성과 미적 취향 등 '소프트 경쟁력'이 핵심 요소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국가 간 기술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가격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예전처럼 기술이나 품질만으로 승부하려는 시도는 무모해졌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우수한 인재와 혁신적인 디자인,창조적인 브랜드 이미지 등 차별화된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공급하면서 그 속에 '감성 바이러스'를 담아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