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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 외국인 I♥KOREA] 茶ㆍ도자기에 11년째 '흠뻑' 주말마다 인사동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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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군터 라인케 사장(56)과의 인터뷰는 지난 3일 낮 서울 인사동 전통 찻집인 경인미술관 내 다원에서 진행됐다.

    회사 경영진과 함께 나타난 라인케 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능숙한 솜씨로 한국차를 주문했다.

    녹차,매실차 등을 워낙 좋아해 평소 자주 들르는 '단골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차는 맛도 훌륭하지만 '차를 마시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라인케 사장은 관련 업계에서 '한국통'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 한국 생활 11년째를 맞아 한국경제에 정통하고,한국문화에 대해서도 아마추어 이상의 깊은 식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서울시내 호텔에서 열렸던 매출 1000억원 돌파 기념 행사에 참석했던 300여명의 회사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식순의 하나인 사물놀이패의 길놀이 공연에 라인케 사장이 직접 꽹과리를 들고 참여해 솜씨를 선보였다.

    이 회사의 김성진 홍보과장은 "평소 사장이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알고 있었으나 사원들에게 보여주려고 몰래 사물놀이까지 배운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라인케 사장은 한국 문화재에도 상당한 조예를 갖고 있다.

    특히 한국 도자기와 탱화의 매력에 빠져 주말에는 좋은 제품을 구하려고 인사동은 물론 지방 산촌마을까지 훑고 다닌다.

    그는 한국 전통문화 보존에 기여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무형문화재 전승 보존을 위해 제정한 '서울전통예술인상' 수상자인 연날리기 장인 노유상씨를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그는 해외로 출장갈 때 '한국연'을 챙겨 나가 선물로 전해주기도 한다.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으로 스포츠광이기도 한 라인케 사장은 독일 프로축구리그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는 절친한 사이로 자주 만나 식사를 함께하고 골프도 친다고 했다.

    하지만 라인케 사장이 1997년 8월 한국 현지법인의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한국팬'은 아니었다.

    당초 그는 3년의 임기만 마치고 독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한국생활이 10년을 넘길 것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가 자발적으로 임기를 세 번이나 연장한 이유가 궁금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외환위기가 터졌어요.

    당시 한국인들이 국난 극복을 위해 집안에 갖고 있던 금을 내놓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라인케 사장은 "한국인들이 '빨리빨리'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세계 무대의 전면에 나선 지난 10년은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며 한국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가 한국에서 일한 지난 10년간 회사 실적도 급성장했다.

    매출은 4배로 늘어나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세계 50여개국에 현지법인은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돼지 백신에선 한국 시장에서 1위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일반 의약품인 둘코락스(변비 치료제) 등도 유명하다.

    라인케 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평소 즐기는 삼겹살 등 돼지고기의 대부분에 우리 회사 백신이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라인케 사장은 주한 독일상공회와 한독협회의 이사직을 맡아 한·독 양국 간 경제 및 문화 교류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한국과 EU(유럽연합) 간에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양측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장이 워낙 '지한파'이다 보니 최근 부임한 부하 직원들도 '한국 사랑'에 빠져들고 있다.

    작년 봄 한국에 부임한 와우터 오버랏 부사장(50)은 현재 한·EU FTA 위원회 위원을 맡아 협상 체결을 위해 일조하고 있다.

    오버랏 부사장은 "사장이 '한국팬'이어서 나도 모르게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한국은 산과 강 등 자연 자원이 우수하지만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남은 임기 동안 회사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과의 교류를 늘려 한국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세 사람 중 가장 늦은 올 봄에 온 폴커 복 베링거인겔하임 동물약품 사장(44)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 너무 한국을 몰랐다"고 털어놓은 뒤 "해외에서는 아직도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이 많은 만큼 한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국가 PR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생활 15년을 채우고 싶다는 라인케 사장은 "한국인은 잠재력을 가진 국민들이어서 독일보다도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치켜세운 뒤 "그러나 제약산업의 경우 연구개발(R&D)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한국 회사들의 분발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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