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착각방지 연구부서 신설.훈련장비 도입키로

지난 7월 서해 상공에서 야간 요격훈련 비행 중 추락한 KF-16D 전투기의 사고원인은 조종사의 '비행착각'(vertigo)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7일 KF-16D 전투기 추락사고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조종사의 비행착각과 상황인식 상실로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군은 "당시 계획된 4회의 요격훈련 중 세 차례는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마지막 4회째 임무시작을 위해 사고기가 구름에 진입한 후 비행착각과 상황인식 상실로 비정상 자세에 진입해 급강하 고속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군은 사고기의 엔진이 정상 작동되는 등 항공기 결함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군은 이어 "엔진은 정상고속 회전상태에서 해수면에 충돌해 심한 회전 손상이 있었고 엔진 축도 심하게 뒤틀려 절단됐다"며 "연소계통(after burner)이 최대 추력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항공안전관리단에 비행착각방지 연구부서 신설과 전문 교육과정 운영을 비롯한 신형 비행착각방지 훈련장비를 조기 도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군은 사고조사를 위해 공군 전문관계자, 엔진 제작사(프랫&휘트니) 및 기체 제작사(록히드마틴) 전문요원, 건교부 사고조사 전문요원 등으로 합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해군의 지원으로 38일간 기체잔해를 수색한 결과, 엔진의 80%를 인양했으나 블랙박스는 찾아내지 못했다.

블랙박스는 사고기가 해수면과 충돌하면서 파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기는 지난 7월20일 오후 8시26분 서산기지를 이륙해 기지 남서쪽 90km 서해 상공에서 야간요격훈련 중 특별한 교신 없이 추락했으며 조종사 2명이 순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