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달러당 930원대로 밀렸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가 완화되면서 최근 급증했던 달러 수요가 다소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되찾고 외국인이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원10전 떨어진 938원60전에 마감됐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 125포인트 폭락과 함께 환율이 13원80전 급등하며 940원대로 올라선 이후 처음으로 940원이 깨진 것이다.

원·엔 환율도 엔·달러가 소폭 상승(엔 약세)하면서 100엔당 4원90전 하락한 807원19전에 형성됐다.

미 달러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7월 미국 신규 주택 판매와 내구재 주문이 예상밖 호조를 보이면서 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말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환율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에 따른 신용 경색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하락폭에는 한계가 있으며 당분간 국내외 주가 움직임 등에 따라 930원대 후반~940원대 초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준규 외환은행 과장은 "940원이 뚫리면서 달러를 내다팔려는 조선사들의 움직임이 다소 급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어 미국의 금리 인하 등 확실한 조치들이 나올 때까지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