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글로벌 투자은행본부'를 신설하고,사령탑(수석 총괄부사장)으로 골드만삭스 한국지사 대표를 지낸 호바트 L.엡스타인씨(50·한국명 이병호·사진)를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 동양에 합류하는 엡스타인 부사장은 골드만삭스,CSFB,베어스턴스 등 해외 금융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IB(투자은행) 전문가로, 미국 페퍼다인대 경영대학원 재무학 겸임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동양종금증권을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현재현 그룹 회장의 뜻이 담긴 인사"라며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으로 동양종금증권의 투자은행 업무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설된 글로벌 투자은행본부는 기존 투자은행본부 조직과 함께 글로벌 리서치팀,해외 사업팀,해외 사무소 등을 총괄하며,동양종금증권은 이 조직을 통해 본격적인 국내외 직·간접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우선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를 주도하는 동시에 골프장 등 부동산 투자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또 글로벌 투자은행본부를 통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M&A 및 부동산 투자는 골드만삭스 등 선진 투자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라며 "동양종금증권이 엡스타인 부사장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분야에 대한 선진 투자은행의 노하우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엡스타인 부사장은 "동양종금증권이 자본시장통합법이 가져올 '금융산업 대변혁'의 물결 속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그동안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