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반 동안 대한방직을 대상으로 집요하게 경영개선을 요구했던 수퍼개미 박기원씨가 최근 들어 주식을 잇따라 장내 처분하고 있어 지분 정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주투신'으로 불리는 박씨는 2006년 초부터 대한방직 지분을 늘리며 한때 최대주주와의 격차를 1%포인트 내로 좁히기도 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씨는 작년 말 보유지분이 21.76%에 달했으나 올 들어 지난 4월부터 조금씩 장내 처분에 나서 현재 지분율은 9.34%(9만9005주)로 낮아졌다. 박씨는 특히 지난달 말 대한방직 주가가 급락할 때 하루에 많게는 5만주 이상을 매도하며 지분율을 급속히 낮추고 있다.

이에 대해 박씨측 대리인은 "현재로선 매각 이유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씨가 지난해부터 줄곧 요구해 오던 회사 자산매각 등이 지지부진해지자 손을 털고 나가기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초 주주총회에서 박씨 측이 내세웠던 사외이사의 선임이 실패한 뒤로 지분 처분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한방직 주가는 작년 말 박씨의 경영참여 선언과 회사 측의 자산매각 등을 통한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면서 한때 9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올 들어 큰폭 하락,이날 4만7300원으로 마감했다.

박씨는 당초 주당 5만원대부터 주식을 사모아 작년 말에는 평가수익률이 상당했으나 최근 주가 급락 과정에서 급하게 매도하면서 별다른 차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