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 부문에서 세계 2위 업체인 AMD(미국)가 1위 업체인 인텔(〃)의 독점 행위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토머스 맥코이 AMD 최고행정책임자 겸 법률담당 부사장은 2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 업체가 TV홈쇼핑에 AMD 칩을 장착한 PC를 내놓으려 하자 인텔이 개입해 못하게 유도한 사례를 고객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인텔이 유럽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불법적 독점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맥코이 부사장은 "마이크로프로세서 독점은 각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엄청난 불이익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인텔에 시정 권고를 내린 데 이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인텔 독점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모두 같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컨설팅 회사인 ERS그룹에 의뢰해 작성한 인텔 독점 피해 조사 보고서도 공개했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600억달러 이상의 초과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이 완전경쟁체제로 전환하면 앞으로 10년간 소비자와 컴퓨터 제조사가 800억달러 이상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컴퓨터 1대당 14.87달러를 절감해 1000달러짜리 데스크톱PC의 경우 가격을 1.5% 낮출 수 있다는 것.

맥코이 부사장의 발언에 대해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인텔의 기존 영업정책이 소비자나 PC업체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AMD의 주장은 공정위 조사와도 연계된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