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榮 順 < 송파구청장 youngk7@chol.com >

"와우! 어떻게 네가 이런 환상적인 요리를…."

"맞아 너같이 바쁜 여성이 언제 이런 요리 솜씨를…. 정말 놀랍다 놀라워!"

"우리가 진작 알았어야 했어. Y의 자존심에 음식 솜씨가 이 정도 되지 않으면 애당초 우릴 초대하지도 않았을 거라는 걸."

광고회사 중역으로 일하면서 일밖에 몰라 시집도 안(?)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Y가 모처럼 저녁이나 함께하자며 그녀의 집으로 우리를 초대한 날,우리 일행 6명은 Y의 음식 솜씨에 놀라 모두들 한 마디씩 거들었다.

갈비찜은 푹 물러 깊은 맛이 있었고 수삼 튀김도 맛깔스러웠다.

간장 소스로 무친 샐러드는 신선했으며 조갯국은 시원했다.

우리 일행의 아우성에도 주인공 Y는 그저 빙긋이 웃으며 "비결은 오직 레시피!" 단 한 마디뿐.

이렇게 훌륭한 요리 솜씨를 레시피의 공으로만 돌린다면 누가 음식 만들기를 어렵다 할 것인가!

"어느 날 문득 내 인생에 있어 여러분들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 급하면 시도 때도 없이 도와 달라고 보챘고,외로울 때 막무가내로 불러내 지칠 때까지 푸념을 늘어 놓았고. 어디 그뿐이야. 슬플 땐 와인 잔도 함께 기울여 줬고,기쁠 때는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줬지. 여러분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이들인지…. 서툴지만 정성을 담아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을 여러분 모두와 꼭 나누고 싶었어. 무얼 만들까 레시피 정하는 데만 꼬박 3일이 걸렸고,그 후엔 일단 재료를 가장 신선하고 좋은 것으로 장만하고 레시피에 따라 내 모든 정성을 다했을 뿐이야."

그날 나는 깨달았다.

음식 만들기에 있어서만 레시피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행복한 삶을 위해서도,성공한 삶을 위해서도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개개인의 철학과 가치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행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만족하기,긍정적으로 세상 보기,남을 먼저 배려하기와 같은 내용의 레시피가 필요할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분명하게 갖기,꾸준하고 일관되게 노력하기,네트워크 지수(NQ) 높이기 같은 내용의 레시피가 필요하지 않을까.

어디 그뿐인가.

건강하게 살기,화목한 가정 만들기,친구들과 따뜻한 우정 나누기 등 소소한 일상에도 어떤 내용의 레시피를 언제 어떻게 마련하는가에 따라 인생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날 밤 Y는 우리에게 그걸 얘기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Y는 분명 우리에게 그걸 보여줬고 가르쳐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