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최근 아파트 분양광고용 조감도 제작에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조감도들에 대해 '실물과는 전혀 다른 컴퓨터 그림'에 불과하다는 수요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이에 따른 민원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조감도의 경우 신문·인터넷 매체 등에 실리는 것은 그나마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주석이라도 붙일 수 있지만,기사로 게재되는 조감도는 안내문구조차 넣을 수 없어 수요자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아왔다.

요즘엔 공정거래위원회에까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내달 신규분양에 사용할 조감도를 준비 중인 W건설사는 요즘 아파트 동간거리,단지 내 나무 사이의 거리 등 사소한 요소들을 꼼꼼히 조감도에 반영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다.

지난달 내보낸 상가 조감도에 무심코 나무를 그려넣었다가 '실제로 없는 나무를 왜 넣었느냐'는 항의에 시달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조감도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주석을 붙였지만 신문기사에는 이것이 빠져있었던 게 원인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아름다운 조감도를 그리기보다는 실제 모습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부득이 차이가 있을 경우 주석을 조감도 밑에 넣지 않고 아예 조감도 안에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정위에 조감도와 관련해 제기된 부당 광고 민원도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감도를 포함한 아파트 분양에 관련된 민원이 일일이 통계를 낼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그 중에는 계약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 부당광고로 판명돼 시정조치까지 받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