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셔츠의 공포'가 다시 한번 선수들을 주눅들게 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800만달러) 최종라운드가 열린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파70·길이 7455야드).

늘 그렇듯이 빨간 셔츠를 입고 나온 우즈의 '마법'에 걸려 동반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와 케리 페니(미국)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우즈를 언제든 꺾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쳐댔던 사바티니는 지난 5월 와코비아챔피언십에 이어 또다시 우즈에게 1타 앞선 선두로 최종라운드 맞대결을 펼쳤으나 두 번 모두 역전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우즈는 1번홀에서 사바티니의 버디에 버디로 응수한 데 이어 2번홀에서도 버디를 뽑아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이어 4,6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4,5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사바티니를 뒤흔들었다.

결국 사바티니는 9번홀에서 더블보기까지 적어내며 자멸하고 말았다.

경기 도중 관중으로부터 "아직도 우즈를 꺾을 자신이 있느냐"는 비아냥을 듣자 경찰을 불러 "저 사람을 경기장에서 내쫓아 달라"고 요청하는 소동을 피웠던 사바티니는 "우즈는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샷을 날렸다.

정말 대단한 플레이였다"고 인정하면서도 "내가 그를 자극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4오버파 74타를 친 사바티니는 합계 이븐파 280타로 저스틴 로즈(영국)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우즈 공포증'은 케니 페리(미국)에게도 전염됐다.

사바티니에게 3타차 3위로 경기를 시작한 페리는 이날 5타나 잃어버리며 합계 4오버파 284타로 공동 11위로 주저앉았다.

이날 5타를 줄인 우즈는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2위를 무려 8타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대회 3연패와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이다.

우즈는 이 대회에 아홉 차례 출전해 여섯 차례 우승을 포함해 한 번도 4위 이하로 처진 적이 없다.

이 대회에서는 66.7%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즈는 우승상금 135만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이 656만4385달러로 늘어났으며 2위 비제이 싱(피지)과 200만달러 이상 격차를 보이며 상금랭킹 1위를 질주했다.

특히 우즈는 지난 6월19일 태어난 딸 샘 알렉시스에게 처음 아버지의 우승 소식을 전해주는 기쁨을 누렸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1오버파 71타를 쳐 공동 9위 그룹에 1타 모자란 공동 11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양용은(35)은 8오버파 78타로 부진,합계 15오버파 295타로 공동 56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