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49억달러(4조5000억원)에 세계 1위 소형 건설중장비 업체인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를 단숨에 건설중장비 분야에서 세계 7위권으로 올려놓은 인번 인수는 한국의 중공업 발전 역사에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만큼 기업으로서도 그렇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두산이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나설 경우 2010년까지 글로벌 5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인 M&A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글로벌 차원에서 연구개발능력을 갖추게 됨으로써 세계 중장비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位相)이 더욱 높아지게 되었고, 부품 등 연관분야의 발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다.

두산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인수는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산의 발전과정이 보여주듯 M&A는 기업성장을 이끄는 핵심수단의 하나다.

물론 M&A에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성공할 경우는 기술과 시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특히 해외기업 인수는 단번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해법이 되기도 한다.

요즘 중국기업들이 외국기업들의 M&A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도 실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M&A에 대해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강하지만 이제는 그런 인식을 과감히 바꾸어야 할 때다. 국내에 앉아 외국기업에 적대적 M&A를 당하지나 않을지를 우려하기보다는 오히려 해외로 눈을 돌려 M&A를 통해 덩치도 키우고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국내기업들이 해외기업 인수에 나설 적기(適期)라고 본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해외기업을 인수하기에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진국 제조기업들 중에는 조건만 맞으면 M&A되는 것을 적극 고려하는 기술력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일찍이 LG전자가 미국업체 제니스를 인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디지털 TV시장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사례다. 잘하면 장비·부품·소재 등 우리나라가 기술적으로 취약한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거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 삼성도 성장동력 차원에서 M&A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두산의 이번 해외기업 인수는 여러모로 주목(注目)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