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이 뒤섞인 기묘한 풍경!'

사진작가 백승우씨(33)는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 위기를 다양한 건축물 이미지와 대비해 보여준다.

거북선 뒤의 런던브리지,산마르코 광장 옆의 미국 고층 건물,에펠탑 너머의 한국 아파트 풍경….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사진작가 백씨의 국내 첫 개인전이 다음 달 1~14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전시 주제는 '리얼 월드'.다소 무겁고 심각한 현실 문제들을 은유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경기도의 미니어처 테마파크를 배경으로 한 작품 30점과 평화로운 일상에 장난감 병정들을 접목시킨 작품 15점이 걸린다.

백씨의 작품은 에펠탑 등 유명 건축물 모형과 한국의 아파트 단지를 한 화면에 담아 서구 문화에 대한 환상과 열등감이 뒤섞인 한국의 문화적 현실을 되비춘다.

끝없이 올라가는 아파트는 근대화 이후 여과 없이 유입된 외국 문화 속에서 급격한 변화와 성취를 지향하는 한국 사회의 욕망을 상징한다.

짧은 시간에 겉모습만 흉내내 꾸민 미니어처 공원의 모습도 한국 사회의 외형지상주의를 꼬집는 요소다.

또 '모형'과 '장난감'이라는 소재의 허구성을 통해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개인의 한계를 극적으로 표현해낸다.

중앙대에서 사진을 전공한 백씨는 지난해 국제 사진행사인 '휴스턴 포토페스트' 포트폴리오 리뷰에서 '6명의 미래 스타'에 선정되는 등 유럽과 미국 일본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의 이옥경 대표는 "백씨의 작업은 서구 중심적인 관념을 유쾌하게 공격하는 방식"이라며 "현대인의 정체성을 자극하면서 독특한 리얼리티까지 엿보게 한다"고 평했다.

(02)736-102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