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시장 경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주택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영향 등이 겹치면서 주요 지수가 장중 한때 3% 이상 폭락하는 등 급락했다.

잠정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311.50포인트(2.26%) 하락한 13,473.57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420포인트 넘게 하락해 2001년 3월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하면서 지난 19일 1만4천선을 넘은 이후 5거래일 만에 1만3천400선으로 내려앉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8.83포인트(1.84%) 내린 2,599.34를 기록해 2천600선이 무너졌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5.43포인트(2.33%) 하락한 1,482.66을 기록해 1천500선이 붕괴됐다.

이날 뉴욕 증시의 하락폭은 지난 2월27일 다우지수가 416포인트 하락하는 등 중국발 악재로 3% 이상 폭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거래소에서는 상승 종목이 326개(10%)에 불과한 반면 2천989개(89%) 종목이 하락했고 나스닥은 상승 525개(16%), 하락 2천605개(81%)의 분포를 보였다.

증시가 급락세를 보인 것은 전날 크라이슬러의 차입매수를 위한 120억달러의 대출이 연기되는 등 서브프라임모기지 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의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악재가 겹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애플과 포드 등의 실적 호조는 이런 악재에 힘을 쓰지 못했다.

증시는 장중에 주요 지수가 3% 이상 하락하는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증시 폭락세를 주가 변동성의 한 사례로 위험이 재평가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건강하다고 밝힌 이후 낙폭을 줄였다.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털에 인수된 크라이슬러의 120억달러의 대출과 제너럴모터스(GM)가 사모펀드 칼라일그룹과 오넥스에 매각키로 한 앨리슨 트랜스미션 사업부의 차입매수를 위한 31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이 각각 연기된데 이어 호주의 한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신용경색으로 상환을 중단한다고 밝혀 신용경색 우려를 고조시켰다.

ABN암로 소유의 호주의 헤지펀드인 앱솔루트캐피털은 일드 스트래티지스 펀드의 상환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시장 경색으로 10월말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6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6.6% 줄어든 연율 83만4천채에 그쳐 월가의 전망치인 89만채에 크게 미달했다.

이는 지난 3월의 83만채 이후 최저치로 주택경기 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보다 1.4% 증가했으나 월가의 전망치인 2.5%에 미달, 경기 전망에 의문을 갖게 만들면서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씨티그룹이 신용경색 여파로 2.9% 하락하는 등 금융주들이 크게 하락했고 경기 민감주인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7.1%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전날 분기 순이익이 73% 증가했다고 밝힌 영향으로 6.3% 올랐고 포드는 2분기 순이익이 7억5천만달러(주당 31센트)를 기록해 흑자로 전환했다는 소식으로 1.5% 상승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