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낮아진 증시 변동성…자산 포트폴리오 교체 어떻게

한국 증시가 '2000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낮아진 덕분에 주식에 장기간 자금을 묻어둘 여건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2000 시대 개막을 계기로 그동안 부동산에 일방적으로 치우쳤던 자산 배분 구조를 금융상품과 부동산에 적절히 분산하는 균형 잡힌 구조로 서둘러 바꿀 것을 권했다.

주식투자의 경우 펀드 등 간접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직접투자에 나선다면 미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기대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금융업종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2000시대 포트폴리오 전략은

재테크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보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을 서서히 낮추라고 지적했다.

이건홍 씨티은행 압구정골드지점장은 "현재 가계 자산의 약 80%에 이르는 부동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춰 장기적으로는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단기간에 부동산 자산을 줄이기는 어려우므로 시간을 갖고 금융자산으로 서서히 갈아타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금융자산 중 최소 절반 이상은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특히 펀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도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오를 수는 있겠지만 이익의 상당액은 세금으로 반납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자산 중 예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에는 30% 미만을 투자하고 나머지 70% 이상을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등에 적극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사업본부장은 "부동산의 경우 정책과 관련한 불투명성이 큰 상황이므로 신규 취득은 정책 방향을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낫다"며 "중립적 투자자를 기준으로 금융자산의 30% 이상은 주식 관련 자산에 투자하되 이 중 국내 주식에 70%,해외 간접상품에 30% 정도로 분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정환 굿모닝신한증권 PB영업부장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보합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므로 급격한 비중 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신 증시가 장기 상승 국면이기 때문에 금융자산 중 80% 정도는 주식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주식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조선 기계 화학 철강 등 산업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되 IT 금융 내수주 등에도 관심을 가지라는 주장이 많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시장과 자원보유국의 수혜를 입고 있는 철강 기계 조선 업종 등의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미국 경제가 회복을 시작함에 따라 IT와 자동차,내구소비재 등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글로벌 유동성과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증시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건설 자동차 금융 제약 등 업종과 지주사 테마군 등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최근 순환매 구도를 감안하면 지수 2000 시대에는 IT와 금융주,경기소비재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주와 IT주,철강 조선 기계 등 중국 관련주 등의 투자 비중은 유지하되 추가로 유통 통신 자동차 업종 등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가장 이상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로 자산의 60%는 국내 주식에,40%는 해외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의 신상근 펀드애널리스트는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40% 중 절반 이상은 미국이나 서유럽 등 선진시장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