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세번째 우승 합작에 나선 '코리언 시스터스'가 HSBC매치플레이챔피언십 첫날 32강에 11명이나 오르는 위력 시위를 벌였다.

세계랭킹과 상금랭킹 등을 따져 엄선된 64명이 출전한 가운데 20일(한국시간) 뉴욕주 뉴로셸의 와이카길골프장(파71.6천209야드)에서 열린 첫날 1라운드에서 선봉장 박세리(30.CJ)를 비롯해 김미현(30.KTF), 장정(27.기업은행), 김영(27), 김주연(26), 이지영(22.하이마트), 이선화(21.CJ), 최혜정(23.카스코), 이정연(28), 안젤라 박(19), 김초롱(23)이 첫 관문을 넘었다.

64명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21명이 출전한 '한국 군단'은 절반이 넘는 선수가 32강 진출에 성공, 34.3%를 차지했다.

특히 정일미(35.기가골프)를 꺾은 이정연, 김인경(19)을 제친 김영 등 한국 선수끼리 1라운드에서 격돌한 불운을 감안하면 '코리언 파워'는 예상만큼 강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세리는 베스 베이더(미국)를 맞아 2홀차로 제압했고 김미현은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 5홀차 대승을 거둬 '맏언니'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장정은 2005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마리사 바에나(콜롬비아)를 3홀차로 눌렀고 안젤라 박은 코로나챔피언십 우승자 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를 1홀차로 따돌렸다.

박세리는 나탈리 걸비스(미국)를 꺾은 김초롱과 16강 티켓을 다투고 김미현은 이정연을 2라운드에서 만나며 장정도 안젤라 박과 격돌, 16강 자리에 한국 선수 몫이 3개나 줄어드는 것이 다소 아쉽게 됐다.

최혜정은 9번 시드를 받은 역전의 노장 줄리 잉스터(미국)를 맞아 4홀차의 일방적인 승리를 올려 초반 이변의 주인공이 됐고 장타부문 2위 이지영은 장타 1위에 올라 있는 카린 쇠딘(스웨덴)과 힘겨루기에서 이겨 눈길을 끌었다.

2005년 US여자오픈에서 모건 프레셀(미국)을 1타차로 밀어내고 우승컵을 차지해 프레셀의 눈물을 뺐던 김주연은 프레셀과 치른 1라운드에서 또 한번 승리를 따냈다.

기대를 모았던 신지애(19.하이마트)는 재니스 무디(스코틀랜드)와 19번째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애슐리 사이먼(남아공)을 6홀차로 가볍게 제치고 2라운드에 진출했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연장전을 벌이면서 캐서린 헐(호주)을 따돌렸다.

매치플레이답게 이변도 속출했다.

세계랭킹 2위 카리 웹(호주)은 무명 선수 샤롯 메요카스(미국)에게 덜미를 잡혀 보따리를 쌌고 지난해 우승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도 52번 시드 카린 코크(스웨덴)에 졌다.

올해 3회째인 이 대회에서 1, 2회 챔피언이 모조리 1회전에서 탈락한 것이다.

세계랭킹 4위인 US여자오픈 우승자 크리스티 커(미국)마저 에이미 헝(대만)에게 32강 티켓을 내줘 최혜정에 진 잉스터와 김주연에게 일격을 맞은 프레셀을 포함해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무더기 탈락의 비운을 맞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