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사이에 자사주 매입 붐이 일고 있다.

지난 1분기 중 S&P500지수에 속한 500대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위해 사용한 돈은 118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동기에 비해 17%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 기업은 2분기에는 1574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다고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를 한 분기 만에 경신한 것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선 58%나 급증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홈데포(225억달러)와 월마트(150억달러),제너럴일렉트릭(GE·80억달러) 등이 나란히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바람은 3분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선 코노코필립스(석유)와 존슨앤드존슨(생활용품) 등 업종에 관계없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500대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05년 4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100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 바람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1만4000선을 돌파한 것도 자사주 매입 바람이 바탕이 됐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이 붐을 이루고 있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이 넓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금을 내야 하는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주주들의 의사도 작용했다.

그렇지만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금리는 오르는 추세여서 자사주 매입 붐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