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만 3년간 2兆 넘어

'누가 건설업을 내수 업종이라고 했는가.' SK의 글로벌전략은 건설업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SK건설의 올해 경영전략은 글로벌화. 해외 건설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비 3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주액을 높이는 것이 절대적이다.

해외시장에서 SK건설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분야는 중동의 플랜트 건설시장. 2005년 쿠웨이트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원유집하시설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조2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방향족(아로마틱) 제품 생산 플랜트 공사를 공동으로 수주했다.

올해 3월에는 6000억원 규모의 원유집하시설 신설 공사를 추가 수주했다. 최근 3년간 쿠웨이트에서만 2조4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확보한 것. SK건설은 여세를 몰아 중동 지역에서의 추가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도 SK건설의 글로벌 전략이 꽃을 피우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루마니아에서 '수첨 탈황설비시설' 공사를 마쳤다. 동유럽의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를 맡은 것은 한국 건설업체 중 SK건설이 처음이었다.

SK건설은 지난해 3월 당초 계약기간보다 2개월이나 앞서 공사를 완료했으며, 특히 2년간에 걸친 공사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내지 않아 현지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SK건설의 글로벌 전략은 동남아시아로까지 무한 확장 중이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윤활기유 제조공장 건설을 수주한 것. 이 공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말라카해협 인근의 두마이(Dumai)에 위치한 빼르따미나 제2 정유공장 부지 내에 윤활기유 제조 공장을 새로 짓고 기존 공장을 윤활기유 원료에 맞게 개조,증설하는 것이다.약 26개월의 공사가 마무리되면 하루 9000배럴의 윤활기유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신시장 개척과 더불어 사업영역 확대도 이뤄내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1월 태국 국영석유회사 PTT의 자회사인 RRC로부터 정유공장 시설 고도화사업에 대한 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했다. 정유공장 기본설계 용역은 그간 세계 일류 엔지니어링업체들이 독점해 오던 것으로 SK건설은 국내 건설업체 중 처음으로 상세설계와 시공만이 아닌 기본설계까지 맡기로 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연이어 진행될 2억달러 규모의 시설 고도화사업에 대한 상세설계,구매 및 시공 공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SK건설은 그동안 화공 플랜트에 집중됐던 해외사업 분야를 앞으로는 토목,지하 저장시설,주택 등의 부문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