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생산량 증대 '공격경영 앞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는 하반기 매출 목표 등을 상향 조정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고 최근에는 내수까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코스피 지수는 어느새 2,000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곳곳에서 경기 회복의 청신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격 폭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005930] 등 IT.전자업계는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최근 라인 증설 등 설비투자를 서두르며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초 내달 가동할 계획이었던 LCD 8세대 라인을 빠르면 이달부터 조기 가동할 계획이다.

하반기 5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8세대 공장은 52인치는 6장, 46인치는 8장의 LCD 패널을 동시에 찍어낼 수 있으며 생산량은 원판 기준으로 월 5만장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설비를 이용해 생산 능력을 최대화하는 '맥스캐파(Max Capa)' 활동을 통해 기존 7세대 라인의 생산 능력을 월 1만장 이상 증대시키고 8세대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해 46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의 분기 생산량을 100만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066570]도 이달부터 PDP A3 공장을 8면취로 전환해 가동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5월 오래된 구미 PDP A1 공장을 중단하는 대신 최신 공법이 적용된 PDP A3 공장의 8면취 전환을 통해 PDP 생산량을 월 44만장으로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판매와 수익성 측면에서 올 하반기에는 좀 더 나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내수 전망을 연초 125만 대에서 13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따라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아직까지는 내수에서 63만대, 32만4천대의 판매목표를 고수하고 있고 수출은 현대차 210만5천대, 기아차 121만6천대 등의 목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드 스타렉스, 유럽형 전략 차종 i30을 출시한 데 이어 12월에 프리미엄 대형 세단 BH를, 기아차는 10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M, 12월 모닝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각각 선보일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다만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확산,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차 판매 증가 등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올해 실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상반기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수주 목표를 일제히 상향 조정해 놓은 상태다.

현대중공업[009540]은 6월 말 현재 92억 달러를 수주함에 따라 올해 목표를 128억 달러에서 149억 달러로 올렸으며,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역시 기존 목표치인 46억 달러, 36억 달러를 각각 48억 달러, 45억 달러로 조정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올 상반기 수주 1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수주목표를 11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늘려 잡았다.

또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 110억 달러를 올 상반기에 달성한 만큼 올해 말까지 추가로 70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STX그룹도 올해 선박수주 목표를 연초의 98척, 55억 달러에서 150척, 1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유통 업계도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신규 채용을 늘리고 매장을 정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에 비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기존에 계획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한편 신규 대졸사원도 5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 수익목표를 맞추기 위한 마케팅 비용 축소 등 절감 운영을 병행할 방침이다.

신세계[004170]도 이달 초부터 시작된 여름 세일의 중간실적이 전년 대비 5-10% 신장하는 등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에 오픈한 본점 본관과 죽전점 등의 영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이마트가 국내외에서 7개 점포를 오픈하는 등 대규모 점포의 출점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매출 증가에 힘이 실릴 것으로 신세계는 내다봤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호황을 즐기고 있는 항공업계는 올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여행수요가 몰려 매출은 크게 늘겠지만 해외 항공사들과 경쟁, 유류비 상승으로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일단 하반기에 성수기가 몰려있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조금이나마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류비 상승 등의 문제가 있어 속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