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지부 불참으로 파업동력 `미지수'…산별 교섭은 재개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마무리하고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정치 파업'에 이어 또다시 파업을 벌일 태세여서 노정간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00여개 지회 8만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감하고 파업 돌입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한미FTA 파업 당시에는 정치파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정적인 정서를 감안, 찬반투표없이 파업을 강행한 바 있다.

한미FTA 파업과는 달리 임금 등 산별교섭 쟁취를 위한 파업은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파업 찬반 투표가 무난하게 가결될 것으로 금속노조측은 보고 있다.

금속노조는 찬반투표 마감 뒤 지회별로 투표결과를 집계한 뒤 12일 오전께 발표할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사용자측과의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18일부터 1일 4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하고 23일부터는 전면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금속노조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지부가 지부별 교섭을 이유로 파업에 불참키로 한데다 계속되는 금속노조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워낙 거세 파업동력을 끌어모으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는 파업돌입 수순을 밟는 것과는 별개로 사용자측과의 산별교섭을 이날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에서 재개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13일 사용자협의회와 제4차 산별교섭을 가졌으나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4사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었다.

금속노조 조합원 14만3천여명의 60% 수준인 8만5천여명이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차 등 완성차 4사에 소속돼 있지만 완성차 4사는 산별교섭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금속노조측과 산별교섭을 벌여온 사용자협의회에는 현재 금속노조 산하 230여개 지회 중 90여개(조합원 2만2천여명)만이 참여하는데 그치고 있다.

금속노조와 사용자측이 한달여만에 산별교섭을 재개했지만 완성차 4사가 노조측의 `이중교섭'과 `이중파업' 등을 비난하며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완성차 4사가 불참한 상태에서도 교섭을 계속 진행하겠다"며 "파업 강도는 교섭 진전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