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더 이상 싸우면 안돼..자해행위시 제명.축출"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11일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측의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핵심인사들에 대한 고소취소 권유 결정과 관련, "후보들이 더 이상 싸우면 안된다"면서 "앞으로 자해행위를 할 경우 제명하고 축출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강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경선에서) 2등하신 분이 당대표를 하겠다면 내어드릴 용의가 있다"면서도 "선대위원장 역할을 맡아서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40대에 보인 살신성인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후보가 안될 경우 선대위원장 자리가 적합하다는 개인적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여러 언론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검찰 고발은 단두대에 머리를 내미는 짓", "레드카드를 뽑겠다"는 등 연일 이.박 진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최근 이.박 두 진영의 사활을 건 경선전이 자칫 당과 후보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경선관리자로서 최악의 사태를 막겠다는 취지라는 것이 그의 측근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양측 캠프 일각에서는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 "이 기회에 정치적 입지 제고를 노리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강 대표와의 일문일답.
--권력 기관이 개입을 하면 중대결심을 한다고 기자회견문에서 밝혔는데.
▲후보를 보호해야 할 당의 대표로서 당이 뽑은 후보에 대해 2002년 식으로 다리걸기를 해서 자빠뜨리겠다는 징후가 농후하다면 제가 모든 생명을 걸고 광화문에 가서 드러눕겠다는 각오로 대처하겠다.

--소취소 이후에는 당 검증위에서 검증을 책임져야 하는데.
▲그런 각오로 철저히 할 것이다.

다만 100여 건이 넘는 많은 의혹을 수사권, 영장발부권, 압수수색권도 없는 검증위가 짧은 기간 안에 모든 것을 밝혀내고 판결문을 쓰듯이 밝히기는 어렵다.

최선을 다해서 완급과 경중을 가려서 의혹 해소에 노력할 것이다.

결국 검증 주체는 검증위가 아니고 국민이다.

국민 여러분이 판결을 해주는 것이다.

검증위가 완벽한 판결을 해주는 대법원 같은 기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다.

그러나 청문회를 국민에게 공개하면서 날카로운 질문과 추궁을 통해 하루종일 한나라당 후보를 발가벗겨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검증위가 무기력하다는 뜻이냐.
▲기력과 정력을 다해서 조사하고 있다.

(검증위의 자료요구에) 적극 호응도 해오지만 사보타주를 놓기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러면 책임을 져야 한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이러이러한 노력을 했는데 저쪽에서 협조를 안 해서 이렇다고 하면 망신당하는 것이다.

국민은 뭔가 캥기는게 있어 안 내는가 보다고 판단할 것이다.

--두 후보가 경선 이후 손을 잡을 수 있을까.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분은 없다고 본다.

그런 분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로 나설 자격도 애당초 없는 분이다.

--경선 이후 2등에 대한 대안은. 당 대표직 등을 넘길 용의는 있나.

▲2등 하신 분이 당대표를 안 하려고 할 것이다.

하신다면 내어드릴 용의가 있다.

후보와 상의해서 언제든지 양보하겠다.

선대위원장 역할을 맡아서 적극적으로 앞장섰던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40대에 보인 살신성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경선을 좀 더 강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 제가 처한 입장은 수억 명의 인구가 시청하는 가운데 마지막 시상식을 앞두고 심판 보는 자세다.

경기의 흐름을 자꾸 끊고 레드카드를 남발하면 경기도 재미 없어진다.

그렇다고 경기 흐름을 끊지 않겠다고 뒤에서 태클하는 것도 두면 부상을 당하고 질서도 엉망이 된다.

지금부터는 레드카드도 꺼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눈을 더 부릅뜨겠다.

지금부터 혼선을 일으키는 선수가 있다면 상대방 골대에 골을 넣는 것이 아니고 자기 골대에 골을 넣는 사람으로 치부할 것이다.

강하게 대처하겠다.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는데.
▲서로 만나서 임기 말에 어떤 자세로 대통령이 일해야겠느냐고 말하고, 대통령은 제1 정당의 대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경청하겠다.

그렇다면 얼마든지 청와대와 얘기를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