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회장(69)은 "그동안 한국 경제의 발전은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친 '한국 주식회사'가 성공했던 것"이라며 "(지금 일본에 밀리고,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위기는) 한국 주식회사가 퇴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소니를 이끌었던 이데이 전 회장은 일본 도쿄에 자신이 설립한 컨설팅회사 퀀텀리프(Quantum Leaps) 사무실에서 지난 6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는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하면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반발하지 않느냐"며 "한 나라 경제가 발전하려면 정부와 기업,국민이 한 덩어리로 하모니(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이 전 회장은 또 "한국의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 세 분야에서 성공했는데,모두 변화가 극심한 분야라는 게 문제"라며 "변화의 흐름을 잘 읽고 빨리 기업을 변신시키는 게 지속적인 성공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경영자의 자질과 관련,그는 "첫째 비전과 전략 제시,둘째 실행 능력,셋째 인재 육성을 통한 실행 지속"이라며 "비전,실행,인재가 트라이앵글로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 여부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중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百度)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한 이데이 전 회장은 "다른 나라 시장에 진출하려면 그 나라 소비자들의 문화와 사고 방식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개별성이 강한 인터넷 시장에선 그 나라에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어 네티즌의 커뮤니티에 깊숙이 진입할 수 있느냐 여부가 열쇠"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