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통합 전산시스템인 '뉴 뱅킹 시스템(New Banking System)'을 구축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전산을 단순 통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제3의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수신과 여신 외국환 같은 업무뿐 아니라 정보 업무 및 재해복구 시스템 등 은행 비즈니스 전체를 동시에 만드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신한은행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200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00여명을 투입했다.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뉴 뱅킹 시스템 도입 과정을 '승객을 태우고 달리는 무궁화호 열차 2대를 정차시키지 않고 KTX 1대로 개조하는 작업'으로 비유할 정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뱅킹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신한은행의 사례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업그레이드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된 점을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았다.

또 IT 비용 체계를 개선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점도 시스템 분야에서 대상을 받게 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데이터 관리체계를 개선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하기 쉬워져 고객과 상담할 때 빠른 시간 내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등 새로운 시스템이 영업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은행의 모든 서비스를 24시간 내내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초당 2000건 이상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기존 1주일 이상 걸리던 상품개발 작업 기간이 1~2일로 줄어들었다.

보름 이상 걸리던 월말 결산도 이틀이면 해결된다.

신한은행은 새 시스템을 도입한 뒤 1조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뉴 뱅킹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은 더 많은 서비스를 받고 신한은행은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전산 시스템이 업무 효율을 그만큼 끌어올린 것이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신한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