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소프트웨어 사대주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솔직히 섭섭했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 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얘기는 대문짝 만하게 써 주고,야심작을 발표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얘기는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깔아뭉개고…."
최근 '리눅스 데스크톱3'를 발표한 한글과컴퓨터의 반응은 섭섭함 그 자체였다.
한컴의 제품은 데스크톱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한컴은 기능에 손색이 없고 산업적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전례 없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제품을 소개했다.
하지만 한컴 제품에 관한 기사는 한국경제신문만 크게 다뤘을 뿐 대부분의 언론은 보도하지 않았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소재라서 그런지 대다수 매체가 취급하지 않았다.
제품을 내놓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렸을 개발자들로선 실망할 만했다.
얼마 전 리눅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레드햇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슐릭 기자간담회는 딴판이었다.
'세계 1위'에다 '첫 방한'이란 무게감 때문인지 서울 조선호텔 간담회장은 기자들로 꽉 찼다.
간담회 직전에는 리눅스 투자 계획을 발표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간담회는 알맹이가 하나도 없었다.
슐릭은 15분가량 의례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도 여러 매체가 크게 보도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언론은 늘 이런 식"이라며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 기업과 상대하기도 버거운 판에 언론마저 홀대한다면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업계 사장들을 만나면 "정부와 언론은 무관심하고 소비자들은 공짜만 찾고 외국 기업들은 몰려오는 판국에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말을 듣곤 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한 후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눈에 띄게 커졌다.
4일에는 조선호텔에서 '대·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상생협력 발대식'을 갖는다.
'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처럼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해성 IT부 기자 lhs@hankyung.com
최근 '리눅스 데스크톱3'를 발표한 한글과컴퓨터의 반응은 섭섭함 그 자체였다.
한컴의 제품은 데스크톱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한컴은 기능에 손색이 없고 산업적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전례 없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까지 열어 제품을 소개했다.
하지만 한컴 제품에 관한 기사는 한국경제신문만 크게 다뤘을 뿐 대부분의 언론은 보도하지 않았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소재라서 그런지 대다수 매체가 취급하지 않았다.
제품을 내놓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렸을 개발자들로선 실망할 만했다.
얼마 전 리눅스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레드햇의 최고경영자(CEO) 매튜 슐릭 기자간담회는 딴판이었다.
'세계 1위'에다 '첫 방한'이란 무게감 때문인지 서울 조선호텔 간담회장은 기자들로 꽉 찼다.
간담회 직전에는 리눅스 투자 계획을 발표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간담회는 알맹이가 하나도 없었다.
슐릭은 15분가량 의례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도 여러 매체가 크게 보도했다.
소프트웨어 업계 관계자는 "언론은 늘 이런 식"이라며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 기업과 상대하기도 버거운 판에 언론마저 홀대한다면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업계 사장들을 만나면 "정부와 언론은 무관심하고 소비자들은 공짜만 찾고 외국 기업들은 몰려오는 판국에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말을 듣곤 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한 후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눈에 띄게 커졌다.
4일에는 조선호텔에서 '대·중소 소프트웨어 기업 상생협력 발대식'을 갖는다.
'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처럼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해성 IT부 기자 l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