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하고 권위적인 최고경영자(CEO)는 사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만 그들의 마음까지 얻기는 어렵다.

직원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것은 CEO의 따뜻한 몸짓.이직 알선업체를 경영하며 회사 생활의 '윤리학'을 연구해온 스티브 해리슨은 최근 경제주간지 포브스에서 '큰 감동을 가져오는 CEO의 작은 습관'을 소개했다.

작은 선의가 직원의 충성심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결과적으로 업무의 성공을 가져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CEO의 배려심은 사원을 해직하는 가장 냉혹한 순간에도 필요하다.

사람들이 밥 먹으러 나간 정오나 퇴근을 앞둔 늦은 오후에 개인 사무실에서 조용히 단둘이 만나는 것은 기본.해직 선고를 받는 사원을 많은 사람 앞에서 더욱 당황하게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해직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시간은 금요일 오후 5시.주말에 가족과 여가를 앞둔 직원이 그 직전 해직 선고를 받는 것처럼 잔인한 일은 없다.

주말에는 이직을 상담할 기업이나 알선업체도 문을 닫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은 극에 달하게 된다.

주말을 며칠 남기고 통보함으로써 해직자가 주말 전까지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주는 게 '직장 윤리'다.

CEO의 작은 배려는 어떤 거창한 선물이나 행사보다 큰 힘을 갖는다.

미국 철강기업 뉴코의 켄 아이버슨 전 CEO는 비서 없이 사원들의 전화를 받았고 별도 주차장이나 점심 공간도 거부했다.

인사할 때 이름을 불러주거나 매일 2분씩 서로 다른 사원들과 일과 관련되지 않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자랑할 만한 덕목이다.

월급명세서나 명함 뒤편에 자필로 감사 메시지를 적어 책상 위에 올려 뒀을 때 사원들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는다.

배려는 평사원 입장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짐 도널드 스타벅스 사장은 한 시간 미팅을 45분으로 줄였다.

남은 시간은 평소 잘 연락하지 않는 사람에게 전화하는 등 직원들이 필요한 데 쓰도록 했다.

바쁜 휴가철 시카고은행에서는 임원들이 돌아가며 안내전화를 받는다.

안내원들이 쇼핑을 즐기며 한숨 돌리라는 취지다.

의외성은 작은 행복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다이얼사의 허브 바움 전 CEO는 공장이나 사무실로 예고 없이 찾아와 '허브와 함께 핫도그를' 시간을 갖곤 했다.

보험회사 시그나에서는 경영진이 손수 커피 수레를 끌고 회사를 돌며 사원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는다.

경칩이나 하지,문화의 날처럼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날을 기념하며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회사실적을 올리는 CEO의 작은 배려

-금요일엔 사원을 자르지 마라
-사람을 만날 땐 일하던 손을 잠시 멈춰라
-회의 시간을 줄여라
-사원의 이름을 부르면서 인사하라
-매일 세 명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라
-사원들과 점심을 먹어라
-작은 행동으로 사원들을 놀라게 하라
-하루 동안 사원의 일을 대신해보라
-좋은 실적을 올린 사원을 발견하라
-이례적인 기념일을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