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에 대해 환영을 표명하며 조속한 시일내 양국 의회에서 이 협정이 비준되도록 노력하고, 향후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과테말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시애틀을 경유지로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밤(한국시간) 숙소인 시애틀 셰라톤호텔에서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FTA 협정 서명, 북핵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이같이 협의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부시 대통령의 요청으로, 밤 10시28분부터 13분 동안 이뤄졌다.

천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며 한미 FTA가 어려운 협상 끝에 서명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양 정상은 조속히 한미 FTA 협정이 비준돼 양 국민이 직접 혜택을 누리길 희망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 해결과 6자 회담의 정상궤도 진입을 환영하고, 특히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방북에 이어 조만간 북한 영변 핵시설 폐쇄와 사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응한 조치가 조기에 취해짐으로써 향후 북핵문제 해결과정이 촉진되도록 상호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천 대변인은 '상응 조치'와 관련, "2.13 합의의 초기단계 조치가 이행되면 6자가 공히 진행해 나가야 될 각자의 의무가 있다"며 "이를 포괄적으로 말한 것이며, 이것이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이끌어 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올해 가을 미국방문을 초청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문하겠다"고 밝히며 양국 관계 당국 간에 구체적 협의를 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할 경우 이를 계기로 이르면 9월 부시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방미 및 한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대개 가을이 한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기에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이 있다"며 "구체적 시기를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정상회담 시기는 6자회담 성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며, 가을 정상회담은 6자회담이 낙관적이라는 전망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 "IOC 총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러 정상회담을 위해 부시 대통령의 사유지인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머물고 있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든 존드로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북핵문제와 관련, 양국이 협력하고 있는 최근 이벤트들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두 정상은 IAEA 사찰단이 북핵시설 가동중단 및 폐쇄를 감독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방북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존드로 대변인은 또 두 대통령이 역사적인 한미 FTA 합의를 환영하고, 의회에서의 비준동의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시애틀.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이상헌 기자 김병수 특파원 sgh@yna.co.krhoneybee@yna.co.kr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