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와 신용융자 규제 여파로 증시의 조정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1733.10으로 전일대비 16.45포인트(0.94%) 하락, 20일 이동평균선(1747.65)을 이탈한 채 마감했다. 지난 3월19일 지수가 20일선 위로 올라온 이후 처음으로 하향 이탈했다.

금융감독당국의 신용융자 규제 영향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이 이날도 152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때 지수는 1730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투신이 장 막판 매도 물량을 줄인 결과 낙폭이 다소 축소됐다. 개인은 이날 9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외국인의 전반적인 순매도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미국 모기지시장 부실, 신용거래 부담감 등 대내외 여건의 비우호적인 전개로 국내 증시의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종이 4.45% 내리며 가장 크게 하락했다. 대우증권 등 신용융자 잔고가 높거나 대신증권 서울증권 등 브로커리지 업무가 큰 증권사들이 주저앉았다. 운수창고(-2.40%), 비금속광물(-1.87%), 전기전자, 철강금속도 내렸다. 화학, 건설, 음식료, 보험만이 간신히 상승했다.

27일 상장된 삼성카드는 전일대비 1.61% 하락한 6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에서는 현대중공업이 7.31% 급락했고 LG필립스LCD도 4.82% 빠졌다. 반면 SK(주)는 7.6% 급등했고 현대차도 2.05% 올랐다.

실적개선과 투자유가증권 보유가치로 투자매력이 있다는 호평에 한라건설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천 면세점 사업자 성공기대감에 호텔신라도 강세를 기록했다.

신용융자 규제 쇼크로 코스닥 지수는 19.28포인트(2.47%) 급락한 761.03으로 마쳤다.

키움증권이 10.90%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서울반도체, 포스데이타가 각각 8.47%와 9.60% 떨어졌다.

하한가 종목도 속출했다. UC아이콜스는 9일째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고 에프와이디도 8일연속 하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견조한 실적 모멘텀으로 국내외 증권사의 호평이 쏟아진 심텍은 2.81% 올랐다.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몰린 우리이티아이도 3.62% 상승.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