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상욱)가 이달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위한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 내부에 파업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또다시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대자보 2개가 붙었다.

전직 소위원 의장이자 현장노동조직의 한 간부인 A씨는 '파업 결정은 조합원 총회로 해야한다.

A씨외 00명' 이라는 제목으로 울산공장 내 한 공장에 붙인 대자보에서 "정치파업, 이번 만큼은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온통 현대차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해 줄 것 같은 가족.친지 조차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번 파업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사실은 현장 대부분의 조합원이 이번 파업 강행에 대해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며 "무엇이 우리에게 위기인지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우리의 생계와도 직결된 내수.수출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런 시기에 현장의 정서를 무시하고 합법이고 불법이고 관계없이 조합원의 의사를 묻는 찬반투표도 없는 투쟁은 조합원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반 조합원으로 알려진 B씨도 '누구를 위한 파업입니까.

누가 원하는 파업입니까.

B씨 외 00명'이라는 제목으로 울산공장의 모 공장에 내건 대자보에서 "언제까지 거수기로 앞장서서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까.

언제까지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얼굴마담이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B씨는 이어 "국민들, 울산시민들, 궁극에 우리 조합원들까지 반대하고 등 돌리고 있는데 우리 조합이 앞장선다는 것이다"며 "현장 중심의 조합이 되겠다던 집행부는 현장은 안중에도 없고 금속노조, 민주노총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려고 한다.

우리 내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쟁에 집중하고 올 임단협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대자보는 지난 18일 붙여졌다 일부 조합원에 의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한 또 다른 현장노동조직의 하나인 현대차 신노동연합(대표 김창곤)도 19일 '절차상 문제 있는 이번 정치파업에 반대한다'는 요지의 대자보를 붙이려 했으나 대의원 1명 이상의 서명을 받지 못해 대자보를 내걸 지 못했다.

김창곤 대표는 그러나 "대자보를 붙이지 못한다면 오는 21일 전후해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합원 찬반투표도 실시하지 않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번 파업을 해서는 안 되고 한다면 노조간부 파업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한미FTA 반대는 정치적 문제인 만큼 민주노동당이 나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투쟁해야 한다는 입장 등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기 위해 온건파인 다른 현장노동조직 2곳과 연대도 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파업 자제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대의원직을 사퇴한 이모 전 대의원은 지난 18일 "C(40)씨가 대자보를 통해 실명을 거론하며 나의 대자보를 지적하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며 울산동부경찰서에 고소하기도 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