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 대량 생산 기술을 앞세워 세계적 캐릭터업체인 미국 월트디즈니사와의 제휴를 이끌어냈다.

이원경 월드비엠 대표는 10일 독자 개발해 국내와 미국에 특허 등록한 인공 양산 네잎클로버와 월트디즈니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곰돌이 푸 등을 함께 넣은 휴대폰 액세서리 6종을 제조하는 계약을 월트디즈니 본사와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액세서리는 월트디즈니 캐릭터 인쇄물과 네잎클로버를 위아래 배치해 합성 수지로 코팅했으며 양사 로고가 함께 표기된다.

월드비엠은 우선 이 제품 10만개(20만달러 상당)를 국내에서 생산해 10월 중 월트디즈니사가 지정한 싱가포르의 한 유통업체에 처음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싱가포르에서의 판매 추이를 살펴본 뒤 공급 대상국을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 유럽으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번 계약은 월트디즈니로부터 제품 디자인비를 받으면서도 디즈니 캐릭터 사용료는 내지 않는 조건"이라며 "이는 월트디즈니로부터 우리의 기술력을 그만큼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잎클로버는 전 세계적인 희귀성으로 인한 인기 품목이긴 하지만 공급량이 적어 대량 생산하는 기념품 등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월드비엠은 1991년 회사 설립과 함께 꺾꽂이 조직배양 등의 방식을 활용한 네잎클로버 대량 재배기술 개발에 착수,10년간의 연구 끝에 2001년 처음 신품종 네잎클로버 '원경'에 대한 국내 식물 특허를 획득했으며 이달 미국에도 특허 등록했다.

특히 2004년에는 네잎클로버 장신구 등 기념품 제작 기술(네잎클로버 건조 및 제작)에 대해서도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이 대표는 "고온의 화학 수지로 코팅할 경우 1~2개월이면 변색되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초기 색상 그대로 반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이 기술의 상업화 과정에서 네잎클로버와 비슷한 물풀이나 세잎클로버에 잎을 한 개 덧붙여 만든 가짜 네잎클로버,손으로 채집해 만든 중국산 '짝퉁' 범람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의 판로 개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네잎클로버 화분,열쇠고리 기념품 등을 소량 판매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10억원에 그쳤다. 이 대표는 이번 월트디즈니사와의 계약 등에 따라 올해에는 30억원의 매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월트디즈니사와의 계약과 별도로 현재 미국과 캐나다 대형 유통업체 두 곳과 3년간 총 400만달러어치의 네잎클로버 액세서리를 공급하는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