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녀 2천여명 상대 설문조사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공중화장실 이용시 가장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3월 26∼4월 5일 남녀 시민 2천444명을 상대로 서울 생활에 대한 만족도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남녀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불편한 공간'을 물은 결과 공중화장실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7.4%(복수응답)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불편한 점으로는 대중교통(36.6%), 운전.주차(35.8%), 보육시설(29.4%), 보도 통행(18.3%), 공원.녹지(15.1%), 공공건물(9.3%)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성전용 공중화장실 확충, 여성전용 주차장 조성 등 `서울을 여성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여행(女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선 서울시는 화장실 변기 확충을 위해 2010년까지 372억 원을 투입, 지하철 5∼9호선 역사, 한강시민공원 등의 화장실에 변기 468개를 추가 설치키로 했다.

지하철 1∼4호선, 대형 도시공원 등에 대해선 하반기에 실태 조사를 벌여 연차적으로 늘리고 법률상 1천명 이상 이용하는 공공시설에 적용되는 `남녀 변기 수 비율 1 대 1.5' 기준을 500명 이상 시설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또 시내 일부 화장실에는 화장 전용 공간인 파우더룸, 에티켓벨(용변 시 소음을 줄이는 음악벨), 1회용 시트 깔개, 기저귀 교환대, 선반 등이 설치된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재래시장, 남산 국악공연장 등 7곳에 210면의 여성 전용주차장이 생기고 CC(폐쇄회로)TV 감시가 가능한 여성 우선 주차구획도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시는 또 장애인 전용주차장을 임산부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건설교통부에 건의한 상태다.

여성 등 교통약자가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보도와 도로의 단차를 1㎝ 이하로 줄이고 보행로를 험프(작은 언덕)형으로 개선하는 사업이 이미 착수돼 10월 말까지 193곳이 개선된다.

보행에 장애가 되는 볼라드(돌말뚝)는 없애고 어두운 지하 보차도 198곳에 대해선 이달 중 일제 조사를 벌인 뒤 연차적으로 조명을 증.개설하고 차도.보도 간에 투명 방음판도 만들 계획이다.

어린아이 때문에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여성을 위해 신축될 노들섬 문화예술콤플렉스와 서울시 신청사에는 수유실, 어린이 전용 놀이시설 등이 설치된다.

청계천문화관에서는 6월부터, 남산골 한옥마을.운현궁.경희궁 등에서는 7월부터 유모차를 대여해주고 세종문화회관.서울시립미술관.역사박물관.문예회관 등도 연내 종합 개선계획을 세운다.

`0★5 영유아 플라자'를 설치해 0∼2세 영아들을 대상으로 보육 서비스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시간제 보육시설, 육아정보 나눔터, 놀이시설, 장난감 대여시설 등이 마련된 `영유아 플라자'는 우선 시내 보육정보센터 5곳(서울시센터.도봉.동작.강동.서초)에 설치된다.

영유아 플라자는 보건소.병원 등과 연계한 의료 기능도 겸하게 되며 시는 또 2010년까지 공공보육시설 70곳을 더 마련키로 했다.

이 밖에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I Will' 센터(광진구 청소년수련관 내)도 이달 말 문을 연다.

시 관계자는 "2010년이 되면 여성 화장실 앞의 긴 줄이 사라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맡긴 채 공연을 즐기고 밤길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